여자 핸드볼이 숙적 일본을 잡았다.
강재원 감독이 이끄는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29일 일본 도쿄 요요기 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여자 핸드볼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일본을 27대24로 격파했다.
노르웨이, 네달란드에 연거푸 패한 뒤 한일전을 잡은 한국은 8강행 가능성을 밝혔다. A조 6개국 가운데 4위 안에 들면 8강에 진출한다. 다음 상대는 몬테네그로, 앙골라다.
자존심이 걸린 한일전이었다.
통산 상대 전적은 24승1무3패 한국의 압도적 우위.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패배 후 한 차례도 패한 적이 없다.
하지만 일본이 한국을 선택했다. 도쿄 올림픽 핸드볼은 대진 추첨 때 일본과 스웨덴을 제외한 나머지 10개국을 2조로 나눈 뒤 개최국 일본에서 조 선택 기회를 줬다. 일본은 한국이 속한 A조로 들어왔다. 한국, 일본과 노르웨이, 네덜란드, 몬테네그로, 앙골라가 한 조에 묶였다.
무엇보다 일본에서의 고생 탓에 한일전 승리가 더 간절했다. 한국은 첫 훈련을 위해 이동할 때 버스가 30분 늦게 도착했고, 기사가 훈련장 위치를 몰라 1시간을 헤메기도 했다. 또 선수촌에서는 빨래가 분실되면서 애를 먹었다.
6대6으로 팽팽히 맞선 전반 17분22초. 류은희의 골로 앞서나간 한국은 정유라, 김보은, 강경민의 연속 골을 더해 10대6으로 달아났다. 일본도 추격에 나섰지만, 한국도 곧바로 받아쳤다. 하지만 막판 연속 3실점하며 12대11, 살얼음 리드로 전반을 마쳤다.
후반 다시 점수 차를 벌려나갔다. 13대12로 맞선 상황에서 최수민의 연속 골이 터졌다. 이미경, 류은희도 득점에 가세했다. 후반 10분14초 19대15, 4점 차로 달아났다. 이후 3~5점 차의 승부가 이어지면서 승리를 챙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