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선수촌의 열악한 상황이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이미 협소한 침대와 낮은 화장실 층고가 문제가 된 바 있는데, 이번에는 '세탁 서비스'가 도마 위에 올랐다. 세탁물을 찾기까지 대기시간이 너무 긴데다가 심지어는 세탁물이 분실까지 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미국 럭비 대표팀 코디 멜피는 지난 25일 자신의 틱톡 계정에 욕실에서 직접 발로 밟아 빨래하는 영상을 올렸다. 그는 "올림픽 선수촌에서 세탁물을 분실하면 어떻게 하냐고? 직접 빨래를 하면 된다"라고 했다.
우리나라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세탁물 분실 소동을 겪었다. 대한체육회 직원들이 세탁소 창고를 뒤진 끝에 겨우 유니폼을 찾았다.
현재 선수들은 선수촌 내 세탁소를 이용하고 있다. 빨래를 맡길 때 등록한 바코드를 찍으면 세탁소에 배치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직원이 창고에 들어가 그와 일치하는 바코드 꼬리표가 달린 세탁물 짐을 찾아 전해주는 방식이다.
문제는 창고에 세탁물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바코드 꼬리표를 확인하는 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선수들이 세탁물을 한번 찾으려면 보통 1시간 이상 줄을 선다고 한다.
중국계 미국인 배드민턴 선수 장베이웬은 지난 2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세탁한 옷을 받기 위해 오전 7시부터 8시까지 줄을 서서 기다린다"며 "16개 건물 중에 세탁소가 3곳 밖에 없어 힘이 든다"고 호소했다.
그보다 앞서 선수촌에서는 '골판지 침대' 등이 화제가 됐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환경을 고려해 골판지 침대를 도입했다. 그런데 정작 친환경 이미지 보다는 내구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직면했다.
미국 뉴욕포스트 등 외신은 붕괴 우려로 선수들의 성관계가 불가능할 것이라며 이 침대에 '안티-섹스(anti-sex·성관계 방지)' 침대라는 별명까지 붙였다.
반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올림픽 기간 일본 정부의 지원으로 '호화생활'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현지 언론의 비판을 받고 있다.
일본 주간현대는 최근 특집 기사를 통해 바흐가 현재 '오쿠라 도쿄'의 임페리얼 스위트룸에 머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스위트룸의 가격은 250만엔(약 2600만원)에 달한다.
바흐 측은 스위트룸의 실내 세간도 모두 IOC의 용달로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요리사도 외국에서 직접 데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IOC 규정에 따르면 바흐 측에서 지불해야 하는 상한선은 최대 1박에 4만4000엔(46만원) 수준이다. 나머지 금액은 일본에서 지불하고 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3월 도쿄올림픽에 책정된 경비는 1조6440억엔(17조2304억원)이다. 이 가운데 IOC 간부들의 접대비를 포함한 대회 운영비가 7310억엔(7조6614억원)이나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