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패 후 2경기 연속 완승 '학범슨은 다 계획이 있구나'[도쿄 올림픽]

28일 오후 일본 요코하마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3차전 대한민국 vs 온두라스 후반경기에서 김학범 감독이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이한형 기자

뉴질랜드와 1차전에서 당한 충격적인 0대1 패배. 1승 제물로 생각했던 뉴질랜드에 덜미를 잡히면서 김학범 감독에 대한 비난 여론까지 생겼다.

김학범 감독은 담담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 예상했던 1차전 결과였다. 대신 2차전, 3차전으로 가면서 경기력은 점점 더 좋아졌다. 학범슨이라는 애칭에 걸맞게 계획했던대로 조별리그가 흘러갔다. 첫 패배 후 2경기는 10득점 무실점의 완벽한 경기였다.

김학범 감독은 28일 온두라스와 3차전에서 6대0 완승을 거둔 뒤 "(1차전 부진은)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다. 포커스를 첫 경기에 맞춘 것이 아니다. 첫 경기는 어려울 것이라 봤다.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기존 올림픽과 준비 과정이 달랐다. 현지 적응훈련이 불가능했다. 뉴질랜드와 1차전을 닷새 앞두고 겨우 일본행 비행기를 탔다.

김학범 감독이 2, 3차전에 포커스를 맞춘 이유다.

특히 국내 훈련에서 선수들을 극한까지 몰고 갔다. 평가전을 앞두고도 체력훈련을 했을 정도. 모든 것을 올림픽에 맞춘 훈련 스케줄이었다.

이동준(울산 현대)도 "국내에서 치른 평가전 때는 몸이 상당히 안 좋았다"면서 "스태프를 믿고, 정해진 스케줄에 맞춰 가면 경기력이 좋아질 것이라 생각하고 믿고 왔다"고 강조했다.

3차전에서는 깜짝 카드도 선보였다. 측면 수비 자원으로 뽑은 김진야(FC서울)를 윙으로 올렸다. 김진야는 종횡무진 온두라스 측면을 누볐다. 페널티킥을 유도했고, 골까지 터뜨리며 김학범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이동준은 "감독님의 생각이 다 있다"고 웃었다.

김학범 감독은 최종 명단을 꾸리면서 멀티 자원을 여럿 데려왔다. 김진야도 수비 자원으로 분류됐지만, 날개도 소화가 가능했다. 앞선 두 경기를 가벼운 부상으러 건너 뛴 김진야를 공격으로 올리면서 재미를 톡톡히 봤다.

김진야는 "감독님이 항상 멀티를 강조한다. 윙으로 뛴 적이 있어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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