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28일 성명서를 내고 '포텐독' 몰아보기 편성 중지와 다시보기 중단을 요구했다. 아동이 주 시청자인 '포텐독'이 폭력·혐오·차별 등 문제적 장면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3월 EBS에서 첫 방영한 '포텐독'은 '변신자동차 또봇'의 제작사 레트로봇의 신작 애니메이션이다. SBA(서울산업진흥원)과 EBS(한국교육방송공사), KTH(케이티하이텔)이 공동 투자한 '애니프론티어 2018'에 선정돼 탄생한 작품으로 초능력을 가진 개들이 변신해 악당과 싸운다는 내용이다.
최근 작품 속 뮤직비디오 형식의 노래 '똥 밟았네'는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유명 K팝 안무로 뜨거운 인기를 모았다. 앞서 EBS는 이를 홍보하는 해시태그에 아동 비하적 표현인 '잼민좌'라는 단어를 사용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글에 따르면 '포텐독'은 다수 에피소드가 관람등급 7세 이상 설정임에도 △ '타인의 배변활동 관람'이라는 정도를 넘어선 폭력적 발상, △ 불법촬영물 유포 및 협박, △ 모든 여성 등장인물에 내재된 차별·혐오 정서, △ 유희화된 집단 따돌림, △ 양육강식의 세계관과 동물학대 등이 등장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30조(양성평등)와 제36조(폭력묘사)를 위반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심각한 인권침해·성차별·생명경시 의식으로 점철된 작품이 몰아보기 편성(재방영) 및 홈페이지 내 다시보기 등 지속적으로 어린이 시청자들에게 제공되면서 정서 및 인성 발달에 끼칠 악영향이 심히 우려된다"고 지탄했다.
특히 교육방송 EBS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면서 "'포텐독'의 공동 투자사인 EBS는 국내 유아 애니메이션 유통 미디어로써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EBS는 '똥 밟았네' 노래가 포함된 해당 에피소드(24화 '개똥 테러 사건')의 도를 넘어선 인권 유린적 표현에 대한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는 없이 오히려 이윤창출과 흥행도구로서 댄스 챌린지 홍보에만 열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단체는 '포텐독' 몰아보기 편성 중지와 다시보기 중단 및 EBS 제작 가이드라인 마련 요구 서명운동을 전개하는 동시에 오는 29일 오전 11시 경기도 일산 EBS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정치하는엄마들은 "사업권 제한으로 제작사의 기획·제작에 적극 관여하기 어렵다 하더라도 EBS는 교육방송으로서 시청자들의 신뢰를 기반 삼아 공영방송으로서의 책무가 있다. 인권·성인지감수성이 결여된 유·아동 컨텐츠의 유통은 어떤 변명으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EBS는 방송사 내부 및 외주 제작사가 아동용 프로그램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인권·성인지 감수성을 갖출 수 있도록 '인권에 기반한 제작가이드라인'을 마련하여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EBS를 향해 △ '포텐독' 방영을 통해 폭력과 혐오·차별을 묵인하고 유통시킨 것에 대해 아동 시청자들에게 공식 사과할 것, △ '포텐독' 매주 일요일 60분 몰아보기 편성 중지 및 EBS 홈페이지 내 '포텐독'의 문제 회차 다시보기 중지할 것, △ 인권에 기반한 제작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것 등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