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위 상관 고발했더니 부하도 입건? 국방부의 이상한 수사

연합뉴스
국방부 직할부대인 유해발굴감식단 소속 간부가 공문서를 위조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간부는 부하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그런데 상사의 비위 의혹을 제보한 부하도 입건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28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유해발굴감식단 소속 A처장은 지난해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국군 전사자 병적기록을 정정하는 과정에서 식대 등 영수증을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를 비롯한 부대 관계자 5명은 정정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 제보자에게 보답하기 위해 써야 하는 내부 식비를 50만 원 정도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문제는 이 자체가 청탁금지법 위반인 데다, 해당 자리에 실제로는 제보자가 없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식사에 참석한 인원 숫자를 조작했다는 혐의다.

국방부 부승찬 대변인은 지난 27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해당 처장은 수사 중에 있으며, 자세한 설명은 제한된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러한 사건들이 유해발굴감식단 자체 감찰을 거쳐 국방부 조사본부에 수사의뢰되는 과정에서, 비위 의혹을 상부에 보고한 직원 1명도 입건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해당 직원은 지난해 봄 A처장 지시를 받고 군무원 채용과 관련된 특정 인물들에 대해 평가 점수를 높게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런데 비슷한 수사 사례를 보면 보통 해당 행위를 지시한 인물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입건하는 일은 있어도, 지시를 받은 부하를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입건하는 일은 드물다. 업무상 상하관계에 있는 상황에서는 상관이 부당한 지시를 하더라도 거절하기 어렵다고 보는 판단이 일반적인데, A처장과 해당 직원도 이같은 관계에 있었기 때문이다.

군 소식통은 "직원이 상부에 A처장 관련 공문서위조와 갑질 의혹, 해당 평가 관련 사항을 보고했는데 조사본부에서는 공문서위조 혐의로만 A처장을 입건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취재진 질문에 국방부 조사본부는 "수사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답변이 제한된다"고만 밝혔다.

이 부대는 지난해 4월 행정보급관이 탁구 내기에서 졌다는 이유로 병사를 폭행하고, 해당 부대 대대장이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해 결국 부대 지휘관(허욱구 유해발굴감식단장)이 사과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던 부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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