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진실공방과 '백제 발언' 논란으로 극단으로 치닫던 두 후보가 진정 국면에 들어갔지만 서로의 치명타를 찾기 위한 '약점 찌르기'는 계속됐다.
두 후보는 28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 MBN스튜디오에서 열린 민주당 본경선 첫 TV 토론회에서 마주했다.
이 자리에서 먼저 주도권 토론에 나선 이 전 대표는 이 지사에게 "국회를 대하는 태도로서 온당한 것이라고 믿으시냐" 따져 물었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 담긴 여당의 추가경정예산안을 날치기해서라도 통과시켜야 한다", "야당에 법제사법위원회를 반환하기로 한 합의를 엎어야한다"는 이 지사의 최근 발언에 대해 "국회를 존중하지 않는다"고 지적한 것.
또 이 전 대표는 법사위 반환과 관련해 야당에는 합의 번복을 비판하면서 자당에는 합의 번복을 요구하는 이 지사의 입장 변환도 지적했다. 이는 국회 경험이 없어 반(反) 의회주의 태도를 보인다는 평가가 늘 따라붙는 이 지사의 약점을 찌른 질문이기도 했다.
이에 이 지사는 "말이 바뀐 것이 아니라 상황이 바뀐 것"이라며 입장이 바뀐 것이 아니라고 대응했다. 이 지사는 "재난지원금은 보편지원이 맞다"고 했고, 법사위 문제에 대해서는 "합의 권한이 없어 바꾸라고 할 권한이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이 지사는 기다렸다는 듯이 이 전 대표에게 "(이 전 대표가) 상황에 따라 태도를 바꾸는 게 진짜 문제"라고 반박했다. 이어 "예를 들면 '참여정부 때는 대통령의 사면권을 제한하자' 이렇게 주장했다가, 이후에는 '전직 대통령 사면하자', 또 상황 바뀌니깐 '사면하지 말자' 이런 게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에서도 반격을 이어갔다. 이 지사는 "정치인은 약속을 하고 국민에게 권한을 위임받는다"며 "공직자일 때 약속을 잘 지켜야 하고, 성과를 내야 한다"며 이 전 대표의 전남도지사 시절 공약 이행률이 낮다고 지적했다. "3년 간의 총리 재임 시절에도 뭘 했느냐"고도 따져 물었다. 이 지사가 평소 이 전 대표를 향해 "의원, 도지사, 총리를 했지만 성과가 없다"고 비판해온 약점을 다시 끄집어낸 셈이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는 "언론 보도 제목만 본 듯하다"며 "2014년 도지사에 취임해 2015년에 21개 중 20개 공약을 이행을 했다고 평가가 됐다"고 맞받았다. 또 "총리로 일할 때 한 가지만 말하면 조류 인플루엔자를 완전 살처분 제로까지 만들었다. 대단히 기록적인 일"이라며 "이 지사가 관심을 가졌다면 알았을 것"이라고 공세를 취했다.
이 지사는 뒤이어 직접적인 비판은 피했다. 다만, 이 지사는 "3년 동안 총리로 있으면서 도지사 이상의 권한을 가졌는데, 인플루엔자 잡은 것 참 잘하신 것 같다. 다른 것들도 나중에 들려주길 바란다"고 했다.
두 후보는 토론 과정에서 서로에게 서운함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토론회 순서 중 'O/X' 퀴즈 시간에 '서운하게 한 후보가 있다'는 질문에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는 'O' 푯말을 들었다. 두 후보는 직접적으로 이름을 말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말 안 하겠다. 더 야단맞을 것 같다"며 백제 발언 등으로 감정싸움을 벌인 이 지사를 에둘러 지적했다. 이 지사 또한 "굳이 찍어서 말하진 않겠다"고 대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