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도입 물량 계획을 사전에 언급한 것과 관련해 방역당국이 제약사와의 비밀유지 협약 위반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유감을 표했다.
다만 백신 도입이 밀린 상황에서 재도입 물량을 사전에 언급한 게 비밀유지 협약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는 모더나사와 실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 손영래 사회전략반장은 28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기본적으로 세부적인 월별, 일자별 백신 물량 공개는 비밀유지협약에 따라 공개 대상 범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송 대표의 발언에 대해 "계약 자구상으로 (송 대표의 발언을) 보면 비밀유지협약의 대상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앞서 송 대표는 이날 오전 KBS라디오에 출연해 다음주 도입될 모더나 백신의 구체적인 물량을 언급했다. 그는 "다음 주에 모더나 130만~140만 도스를 제공받는 것으로 얘기가 됐다"며 "8월에 850만 도스는 예정대로 들어온다고 한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을 두고 송 대표가 제약사와의 비밀유지 협약을 깬 게 아니냐는 논란이 발생했다.
방역당국은 그동안 백신 도입 계획을 밝히면서 이 협약을 근거로 구체적인 일정은 함구해왔다. 백신 수급 상황이 불안한 상황에서 국민들에게는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고 주요 정치권 인사에게는 정보를 전달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손 반장은 "정확하게 정해지지 않은 부분들이 여러 과정에서 다른 경로로 공개된 것에 대해서는 저희 중대본으로서도 다소 유감을 표하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가급적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언급했다.
다만 송 대표의 발언이 비밀유지 협약 위반에 정확하게 들어맞는지는 구체적으로 따져봐야한다는 입장이다.
손 반장은 "공급 확약된 물량이 연기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고 연기 물량에 대해 재공급 일정들을 논의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이 부분이 비밀유지 협약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는지 여부 등은 논의를 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즉 도입이 연기된 물량에 대한 사전 언급도 비밀을 유지해야 하는 건지에 대해 검토중이라는 취지다.
한편 정부는 이번달 도입되기로 했다가 다음달로 밀린 모더나 백신 물량의 상당수를 다음주 중 공급한다는 입장이다. 이후 8월 공급에도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손 반장은 "모더나사는 연기 물량의 상당부분을 다음주 우선 공급하고 이후 8월 공급에 차질 없게 하겠다고 우리 정부와 협의했다"며 "50대 국민들 접종은 당초 발표된 일정에 따라 변동 없이 진행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부적인 공급물량과 일정 등은 비밀유지 협약에 따라 지금 공개하기는 어려우며 후속 협의 결과에 따라 공개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