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자 양궁의 브래디 엘리슨은 현재 세계랭킹 1위로 최정상급 기량을 갖춘 선수다. 주요 국제대회에서 한국 선수를 상대로 유독 강한 면모를 드러내 '태극궁사 킬러'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브래디 엘리슨은 26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에서 미국을 올림픽 정상에 올려놓겠다는 각오로 나섰다.
하지만 미국은 8강에서 개최국 일본에게 패해 메달 사냥에 실패했다.
2012년 런던 대회와 2016년 리우 대회에서 이 종목 은메달을 연속으로 수확했던 브래디 엘리슨은 경기 후 미국 현지언론을 통해 "오늘 메달 없이 이곳을 떠나야 한다는 게 믿기지가 않는다"며 아쉬워 했다.
미국을 꺾은 일본은 준결승에서 양궁 최강 한국의 벽에 막혔다. 슛오프 접전 끝에 일본을 따돌린 한국은 결승에서 압도적인 실력을 발휘하며 대만을 누르고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이로써 한국은 지금까지 열린 혼성 단체전, 여자 단체전, 남자 단체전 등 양궁 종목의 금메달 3개를 독식했다.
막내 김제덕은 혼성 단체전 우승을 포함해 대회 2관왕이 됐고 오진혁, 김우진은 개인 통산 두 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했다.
여자 단체전의 경우 무려 9회 연속 올림픽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브래디 엘리슨은 도쿄올림픽 무대를 수놓는 한국 양궁의 저력이 놀랄 일은 아니라고 했다.
브래디 엘리슨은 "한국은 양궁을 마치 프로스포츠 종목처럼 운영하는 유일한 나라"라며 "한국 양궁은 미국의 메이저리그(MLB) 혹은 북미프로풋볼(NFL)과 시스템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양궁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체계적인 팀을 만들고 발전시켜 그들보다 더 열심히 훈련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누구도 해내지 못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엘리슨은 한국 양궁의 저변과 관련해 "한국에는 여기 올림픽 무대에 나와서 누구와 붙어도 되는 선수가 50명쯤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