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군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2시 55분쯤 국방부 근무지원단 미결수용시설에 수감돼 있던 공군 사관이 화장실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다. 그는 근처 민간 종합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독방 화장실서 의식 불명…군사경찰 근무 실태 조사 불가피
국방부 청사가 있는 용산기지에 위치한 미결수용시설엔 독방들이 있고, 각 독방 안에는 별도 화장실이 있는 구조다. 시설에 CCTV가 설치돼 있긴 하지만 화장실을 직접적으로 비추는 CCTV는 없다.몇 해 전 해당 시설에 구금돼 있었던 이들 등에 따르면, 화장실은 방 안에 반투명한 유리로 설치돼 있어 수용자가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정도를 실루엣으로 식별이 가능하다고 전해진다. 근무를 서는 군사경찰은 수용자가 화장실에서도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직접 문을 열고 들어가 확인한다.
이러한 근무 실태가 실제로는 어땠는지 등에 대한 국방부 차원 조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현재 정확한 사건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 "왜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지 다시 감사하거나 조사해야 한다"는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 질문에 서욱 장관은 "강압수사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답했다.
2차 가해 핵심 피의자 숨져 재판 과정에도 영향 있을 듯
숨진 부사관은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던 3월 2일 저녁 자리를 만들었던 장본인이며, 사건 뒤 숨진 A중사와 남편(당시 남자친구) B중사가 신고를 하지 못하게 회유·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방부 최광혁 검찰단장(육군대령)은 지난 9일 중간수사 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그가 받고 있는 혐의에 대해 "3월 3일 오전 10시쯤 자신의 차 안에서 강제추행 피해를 호소하는 피해자에게 '없었던 일로 해줄 수 없겠냐'고 말하고, 자신이 5인 이상 회식을 주도해 방역지침을 위반한 사실에 대해 처벌받을까 두려워 신고하지 못하도록 협박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3월 22일 피해자의 남자친구(현 남편)에게 피고인에 대한 합의와 선처를 종용하며 위력을 행사했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협박·면담강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오는 8월 6일 공판준비기일이 열릴 예정이었다.
해당 사건은 A중사가 소속돼 있던 레이더정비반 반장이자 또 다른 회유·협박 피고인인 노모 준위 사건과 병합돼 기소됐다. 검찰단은 앞으로 열릴 재판에서 피고인·증인 신문 등을 통해 사건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규명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2차 가해 핵심 인물이 숨지면서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남편 B중사 측은 입장문을 내 "엄정한 법집행을 통해 비위사실이 증명되길 고대했지만, 국방부의 관리 소홀로 인해 그 기회가 박탈됨에 있어 크게 실망하였고, 앞으로 두 번 다시 이러한 일이 발생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