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지난 3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강행한 뒤 참석자 중 3명이 확진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관련해 이들의 감염경로가 집회가 아니라 개인적으로 방문한 식당으로 추정된다는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권준욱 제2부본부장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3일 민주노총 노동자대회 참석자 중 확진자 3명이 발견돼 역학조사를 실시한 결과, 추정 감염경로는 노동자대회가 아닌 지난 7일 방문한 음식점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들 확진자 3명은 지난 7일 저녁 한 음식점에서 함께 식사를 했다. 당시 해당 식당에는 8일부터 증상을 보이기 시작해 9일 확진판정을 받은 선행 감염자 2명이 별도로 방문해 1시간 이상 체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무증상 감염자들로 민주노총 관련 확진자들과의 역학적 관련성이 충분히 확인된다는 것이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권 부본부장은 "해당사례에 대한 바이러스 유전자 분석을 통해 근연관계(유전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확인한 결과 매우 높은 일치율을 보임으로써 식당의 선행감염자로부터 전파된 것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노총은 지난 3일 서울 종로3가 일대에서 8천여 명 규모의 '7·3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이후 집회 참석자 중 3명이 지난 16~17일 양성 판정을 받자 정부는 민주노총에 대한 전수검사 행정명령을 발령했다.
방역당국은 이들 확진자가 속한 122명을 추적관리한 결과, 현재까지 추가 확진자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민주노총이 질병관리청에 제출한 집회 참석자 진단검사 이행결과에 따르면 4701명이 검사를 받았고, 추가확진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방역당국은 이같은 결과가 민주노총의 집회 행위를 정당화해주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당시 민주노총은 서울시 등의 집회금지 통고에도 불구하고 집회장소를 변경, 기습집회를 강행했다.
권 부본부장은 "이번 역학조사 결과가 곧 집합금지를 위반한 민주노총 집회가 안전하게 이행되었다는 것을 보장해주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향후 발견되는 확진자에 대해서도 관련성 여부는 지속적으로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모든 행사와 집회는 코로나19 전파의 고위험 행위"라며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4단계에서는 1인 시위 외 집합금지, 3단계 지역에서는 50인 이상 집회 금지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