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을 실시한 첫날인 26일 공모가보다 목표주가를 대폭 낮춘 증권사의 '매도' 리포트가 나왔다.
BNK투자증권 김인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카카오뱅크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공모주 청약 자제와 저평가 매력이 큰 기존 은행주에 대한 관심을 보다 안전한 투자를 위한 가이드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기관투자자 수요조사에서 조차 역대 최대 경쟁률과 증거금을 모집하며 일찌감치 흥행을 예약한 카카오뱅크 공모청약 첫날에 김 연구원이 찬물을 끼얹는 보고서를 내놓은 이유는 보고서 제목 그대로 '카카오뱅크는 은행'이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가 설립 이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공모가 자체가 비정상적으로 높게 설정됐고, 향후에도 은행업의 특성상 현재 공모가에 걸맞는 실적을 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김 연구원은 전망했다.
그는 "현재의 시가총액은 기대감을 상회하여 선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향후 시장예상치를 상회하는 이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하여야만 추가적인 주가상승이 가능할 것이나 플랫폼을 활용한 비이자이익 확대, 높은 대출성장 지속, 검증된 신용평가시스템을 활용한 리스크 관리 등을 보여주어야 하고, 실현하기도 쉽지 않은 과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카카오뱅크는 기존은행과 마찬가지로 이익의 대부분은 이자이익에서 창출되고, 플랫폼을 활용한 비이자이익은 미미한 상황"이라며 "향후 공격적인 성공 가정을 감안해도 상장은행 규모 수준의 비이자이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특히 지난 15일 기준 8만 2천원에 달하는 카카오뱅크의 장외시장 주가에 대해 "일평균 체결건수 및 수량은 26건 및 776주 불과해 신뢰할 수 없으며 장외가 기준 시총 34조원은 '어이없는 수준'"이라고 혹평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공모가 기준으로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은 18.5조원으로 PBR(주가순자산비율,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로 나눈 값) 3.3배 수준이다. 이는 상장은행 평균 PBR 0.37배(자기자본 205조원 대비 시가총액 76조원) 대비 8.9배의 프리미엄을 받는 '과도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 공모가 산정에 이용된 4개 비교기업의 2020년 ROE 평균은 30.7%로 매우 높기 때문에 평균 PBR도 7.3배로 프리미엄을 받고 있는데 카카오뱅크의 ROE는 4.1%에 그치고 있다. 은행업의 특징상 향후에도 10%를 큰 폭으로 상회하는 ROE 실현은 어렵다는 점에서 높은 PBR 부여도 이해하기 어렵다는게 김 연구원의 설명이다.
또, 카카오뱅크 상장 뒤 주가가 공모가 수준만 유지해도 국내 3대 금융지주인 하나금융의 시총(13.2조원)을 훌쩍 넘어서는데 카카오뱅크가 하나금융 수준의 실적을 내기 위해서는 향후 5년간 연평균 신용대출 16%, 주택담보대출 76%의 폭발적인 성장이 필요하다.
이같은 분석을 기반으로 김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목표주가는 공모가보다 1만 5천원 낮은 2만 4천원으로, 투자의견은 '매도'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