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영 전설' 박태환(32) 이후 9년 만에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경영 결선에 오른 황선우(18·서울체고). 26일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승을 통과하며 27일 결선에 진출했다.
이날 황선우는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에서 1분45초53을 기록했다. 준결승에 나선 16명 중 6위로 8명이 겨루는 결승에 나선다.
다만 황선우의 기록은 전날 예선에 못 미쳤다. 황선우는 1분44초62로 예선 39명 중 전체 1위로 준결승에 올랐다.
특히 박태환의 한국 신기록을 11년 만에 갈아치웠다. 박태환이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당시 기록한 1분44초80을 황선우가 0.18초 단축한 것.
하지만 준결승에서 황선우는 전날보다 0.91초 느렸다. 물론 다른 경쟁자들이 예선에서 다하지 못한 힘을 준결승에서 쓴 탓도 있다. 그러나 황선우 본인도 느낀 원인이었다.
이날 준결승 뒤 황선우는 "어제 (저녁에) 예선을 뛰고 오늘 아침에 준결승을 뛰게 돼서 회복하는 시간 필요했다"면서 "체력적으로 달리는 부분이 있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전날 예선은 저녁 7시 30분이 넘어서 펼쳐졌는데 이날 준결승은 오전 10시 40분께 시작됐다.
여기에 황선우는 이른바 '저녁형 선수'다. 황선우는 "저녁에 몸이 좋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또 첫 올림픽 출전이라 예선부터 전력을 다했다. 황선우는 "다른 선수들 기록을 보니 예선 통과도 힘들 거라 생각해서 조금 치고 나간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27일 결승도 오전 10시 43분께 펼쳐진다. 그러나 한번 경험한 만큼 큰 문제는 없다. 황선우는 "아침 결승이 아쉽지만 감수해야 한다"면서 "잘 먹고 잘 자고 컨디션을 잘 조절해서 결승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예선에서 좋은 기록의 여세를 몰아간다는 각오다. 황선우는 전날 예선에 대해 "한국 신기록 예상 못했는데 좋은 기록이 나와 정말 만족스러운 경기였고, 놀라기도 했다"면서 "기록 잘 나와 기분이 좋은데 상승세의 계기로 삼아 내일 결승까지 기세를 몰아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미국의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은퇴)의 응원도 힘이 된다. 펠프스는 전날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황선우 등 유망주들을 위해 "올림픽에서는 선수를 향한 팬과 미디어의 관심도가 달라진다"면서 "여유를 갖고 자신의 경기에 집중하면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에 황선우는 "정말 영광스러운 부분"이라면서 "응원해주는 팬들과 지인들에 힘입어 내일 결승까지 잘 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