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커 변신…12분 2골 넣은 '막내형' 이강인[도쿄올림픽]

25일 오후 일본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2차전 대한민국 vs 루마니아 후반경기에서 이강인이 드리블을 하고 있다. 이바라키(일본)=이한형 기자

김학범 감독은 25일 온두라스와 2차전에서 이강인(발렌시아 CF)을 선발에서 제외했다.

뜻하지 않은 뉴질랜드전 패배. 김학범 감독은 온두라스를 상대로 스피드를 선택했다. 이강인과 권창훈(수원 삼성)을 빼고, 이동경과 이동준(이상 울산 현대)을 선발로 내세웠다. 황의조(지롱댕 보르도)를 받쳐줄 2선에 빠른 선수들을 배치했다.

결과는 괜찮았다. 이동준과 이동경은 상대 자책골을 포함해 2골을 합작했다.

김학범 감독의 선택에도 여유가 생겼다. 유일한 원톱 스트라이커 황의조에게 휴식을 줬다. 대신 원톱 스트라이커로 이강인을 투입했다. 공격에 힘을 뺀 것이 아니라 이강인의 다재다능함을 적극 활용하려는 복안이었다. 후반 33분이었다.

주어진 시간은 12분.

이강인은 후반 39분 설영우(울산 현대)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골키퍼가 방향을 읽었지만, 골문 구석으로 정확히 향했다. 이어 후반 45분에는 강윤성(제주 유나이티드)의 패스를 논스톱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멀티골을 터뜨렸다.

짧은 시간 능력을 마음껏 뽐냈다. 골을 떠나 김학범 감독이 원했던 역할을 100% 수행했다.

김학범 감독도 "득점을 했다고 잘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황의조가 많이 지쳐있어서 이강인을 스트라이커 자리에 투입했다. 능력을 가진 선수니까 어느 자리든 자기 역량을 충분히 한다"면서 "그런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득점을 해서 높은 점수가 아니라 자기 자리에서 자기 역할을 얼마나 충실히 했느냐가 포인트"라고 칭찬했다.

이강인은 형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강인은 방송 인터뷰를 통해 "팀에 보탬이 된 것 같아 행복하다"면서 "초반부터 형들이 열심히 뛰어주고, 바깥에 있는 선수들도 파이팅을 해줘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솔직히 내가 한 것인 하나도 없다. 형들이 만들어줬고, 나는 발을 갖다대기만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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