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호가 드디어 웃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5일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남자 축구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루마니아에 4대0 완승을 거뒀다.
앞서 온두라스가 뉴질랜드를 3대2로 격파한 상황. 한국과 온두라스, 뉴질랜드, 루마니아가 모두 1승1패 동률이 됐다. 골득실에 따라 한국(+3)이 선두로 나섰고, 온두라스와 뉴질랜드(이상 0), 루마니아(-3) 순으로 늘어섰다.
김학범 감독은 뉴질랜드와 1차전 선발 명단에서 변화를 줬다.
황의조(지롱댕 보르도)이 원톱으로 서고, 2선에 이동준과 이동경(이상 울산 현대), 엄원상(광주FC)을 배치했다. 뉴질랜드전 선발로 나선 권창훈(수원 삼성)과 이강인(발렌시아 CF)을 벤치에 앉혔다. 정승원(대구FC)이 중원에서 원두재(울산)의 새 파트너로 나섰고, 포백라인에 정태욱(대구), 강윤성(제주 유나이티드)에 설영우(울산), 박지수(김천 상무)가 새로 가세했다. 골문은 그대로 송범근(전북 현대)이 지켰다.
1패를 떠안은 한국의 공세가 펼쳐졌다.
전반 10분 이동경의 코너킥에 이은 황의조의 왼발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전반 24분 이동경의 프리킥을 정태욱이 머리에 맞힌 공도 크로스바를 넘었다.
행운의 여신이 한국을 향해 웃었다. 전반 27분 루마니아의 자책골이 터졌다. 이동준이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황의조가 달려들었다. 하지만 공은 황의조에 앞서 태클로 공을 걷어내려던 마리우스 마린의 발에 맞고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위기도 있었다. 전반 34분 골키퍼 송범근이 수비수의 백패스를 손으로 잡아 페널티 박스 안 간접 프리킥을 내줬다. 하지만 송범근은 프리킥을 직접 막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한국의 공세는 계속됐다. 전반 37분 정승원의 시원한 중거리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전반 43분 황의조와 패스를 주고 받은 이동경의 논스톱 슈팅은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전반 45분에는 이동준의 크로스를 골키퍼가 놓치면서 두 번째 자책골이 나올 뻔 했지만, 공은 골대를 맞고 골키퍼 품에 안겼다.
행운은 이어졌다. 전반 추가시간 이온 게오르게가 경고 누적 퇴장을 당하면서 11명 대 10명으로 후반을 치르게 됐다.
김학범 감독은 후반 정승원 대신 권창훈을 투입해 조금 더 공격적으로 나섰다.
후반 14분 추가골이 터졌다. 이동준의 패스를 이동경이 왼발 중거리슛으로 연결했다. 이동경의 슈팅은 수비수와 엄원상을 맞고 골로 이어졌다. 당초 이동경의 골로 기록됐지만, 이후 엄원상의 골로 최종 수정됐다. 김학범호의 도쿄 올림픽 첫 골(자책골 제외)이다.
자칫 3차전 후 골득실까지도 가릴 수 있는 상황. 김학범호는 다득점을 위해 루마니아 골문을 계속 두드렸다. 후반 20분 이동준을 빼고 송민규(포항 스틸러스)를, 후반 33분 황의조와 이동경 대신 이강인(발렌시아 CF), 김진규(부산 아이파크)를 투입해 추가골 사냥에 나섰다.
결국 추가골까지 나왔다. 후반 38분 설영우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파울을 얻어냈고, 후반 39분 이강인이 침착하게 페널티킥을 성공했다. 이어 후반 45분에는 이강인이 네 번째 골을 성공시키며 완승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