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10세 소년이 임신한 어머니와 아버지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이틀 사이에 모두 잃고 홀로 남아 자가격리 하는 사연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25일 콤파스, 데틱뉴스 등에 따르면 칼리만탄(보르네오섬) 동부 서꾸타이군에 사는 비노(10)라는 소년은 어머니(31)와 아버지(31)가 19일과 20일 연달아 코로나로 사망한 뒤 집에 홀로 남겨졌다.
비노의 부모는 음식 노점을 하면서 단란한 가정을 꾸렸다. 어머니는 임신 5개월째였다.
아버지는 6월 말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 후 몸이 안 좋았지만, 계속 일을 하던 중 이달 11일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
약을 처방받은 아버지는 집 한쪽에서 자가 격리를 시작했고, 어머니도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어머니는 임신 중이기에 병원에 입원해 코로나 치료를 받았지만, 천식 병력이 있어서 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졌다.
결국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고, 급히 중환자실에 입원한 아버지마저 다음날 사망하면서 비노는 고아가 됐다.
인도네시아는 6월부터 델타 변이 확산으로 하루 확진자가 5만명 안팎까지 치솟았고, 하루 사망자가 이달 16일부터 매일 1천명을 넘었다.
비노는 코로나 검사 결과 무증상 감염자로 확인돼 부모 장례에도 참석하지 못하고, 홀로 집에 격리 중이다.
부모 모두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한 비노는 "어떻게 엄마, 아빠 모두 죽을 수가 있죠? 두 분 다 너무 젊잖아요"라며 눈물을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홀로 남은 비노를 안타깝게 여긴 이웃과 친척들이 번갈아 음식을 전해주고, 밤에는 아버지 친구가 방문 앞에 텐트를 치고 밤새 비노를 지켜주기도 했다.
비노가 홀로 빨래를 하고, 밥을 먹고, 오도카니 앉아 있는 동영상이 SNS에 퍼지면서 지자체 사회복지 담당자가 찾아왔고, 온정의 손길이 이어졌다.
친척들은 비노가 음성 판정을 받는 대로 중부 자바에 사는 할머니 집에 데려다주는 방안을 논의 중이며, 서꾸타이 군수도 비노를 입양하겠다고 나섰다.
군수는 "모든 결정은 비노의 가족에게 맡기겠다"며 "비노가 원한다면 이곳에 남아 계속 공부할 수 있도록 우리 가족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