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4차 대유행, 3차보다 악화요인 多…정점 아직 안와"

선별진료소에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서 기다리고 있다. 황진환 기자

방역당국이 전국적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대해 "3차 유행보다 상황 악화요인이 더 많다"며 아직 유행의 정점은 오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앞선 유행들로 미루어볼 때 완연한 감소세로 접어들기까지도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권준욱 제2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발생상황을 지난번 3차 유행 때와 비교하면 상황이 좋아질 수 있는 부분과 나빠질 수 있는 부분을 대비해볼 때 상황이 도리어 안 좋게 전개될 가능성의 요인들이 더 많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3차 유행은 그 당시 동절기에 진입하는 상황에서 아무래도 '3밀 환경'(밀접·밀집·밀폐)이 더 많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특징"이라며 "이번 4차 유행은 델타 변이와 같이 전파력과 위중도를 높이는 변이가 갈수록 유행을 더 주도한다는 점, 발병 규모 자체가 3차 유행의 거의 2배에 가까울 정도로 높다는 점, 전파속도를 볼 때에도 정점에 이르기까지 아마 시간이 더 걸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앞서 3차 대유행 당시 최다 신규 확진자는 지난해 12월 25일의 1240명이었다. 반면 이번 4차 대유행은 지난 7일 1212명으로 네 자릿수에 들어선 뒤 8일(1275명) 3차 유행 최고치를 바로 뛰어넘었다. 이후 지난 22일(1842명) 역대 최다치를 경신하는 등 1630명이 확진된 이날까지 17일째 1천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브리핑하는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 연합뉴스

권 부본부장은 "3차 유행 당시에는 43일, 약 6주 정도가 소요됐을 때 정점에 도달한 바 있다. 현재 4차 유행은 지금 3주차를 지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점까지의 속도 등이 조금 더 빠르고 규모가 더 크기 때문에 최소한 하강 국면으로 진입하고 또 그 후 단계별 기준에 맞춘 수준으로 또 내려가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이행도를 측정하는 간접적 지표인 이동량 역시 기대만큼 큰 감소폭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1주간(11~17일) 휴대전화 이동량을 분석한 결과 수도권은 직전 주보다 이동이 8% 감소한 반면 비수도권 지역은 4.2%가 더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2일부터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되고 있는 수도권은 소폭이나마 이동량이 줄고 있지만, 비수도권 지역은 휴가철을 맞아 오히려 더 늘고 있는 상태다.
 
권 부본부장은 "이동 동향이나 규모 등의 감소속도도 지난 3차 유행보다 그렇게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중증 환자나 사망자 규모 등 의료체계 여력은 아직까지 충분히 대응할 수 있고, 동시에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고는 해도 백신 접종이 계속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상황은 낙관을 불허한다. 현재 전국적으로 수도권을 포함해 비수도권까지 유행 중이고 전체 발생규모가 네 자릿수로 계속 지속되면서 위·중증 규모도 늘어나고 산발적이긴 하나 고위험군에서도 집단발생의 조짐이 있다"며 "전체 발생이 안정화되고 하강세로 돌아설 때까지 조금 더 인내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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