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을 위해 3년을 참았는데 1년 더 못 참을까요."
오진혁(40, 현대제철)은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 양궁 개인전 금메달 후 시련을 겪었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고, 2017년에는 오른쪽 어깨 회전근개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했다. 활시위를 당기지 못할 정도였다. 당연히 은퇴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실제로 의료진은 은퇴를 권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진혁은 다시 활을 잡았다. 2020년 국가대표 3차 선발전까지 통과했지만, 도쿄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다시 선발전을 치러야 했다. 지긋지긋한 어깨 통증을 1년 더 참았고, 결국 2021년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하면서 도쿄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세계양궁연맹(WA)도 마지막 올림픽을 준비하는 오진혁을 주목했다.
오진혁은 "도쿄 올림픽을 위해 3년 동안 어깨 통증을 참았는데 1년 더 못 참을까"라면서 "올림픽에 다시 출전하게 돼 감사하고, 마지막 올림픽이니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어깨 부상이 나아지지 않는다. 이제는 어깨에 휴식을 줄 때"라고 말했다.
부상으로 인한 2년 가까운 휴식. 실전 감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특히 양궁 대표팀은 올해 월드컵에 출전하지 않고, 올림픽 경기장을 그대로 재현한 훈련장에서 땀을 흘렸다.
오진혁은 "국제대회에 나가지 않았지만, 지난달 광주 아시아컵에서 출전해 활을 쐈기 때문에 경기 감각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오진혁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남자 양궁 최초로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도쿄 올림픽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면 대럴 페이스(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남자 개인전에서 두 개의 금메달을 획득하게 된다. 또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 양궁이 정식 종목으로 복귀한 이후 남자 최고령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하지만 오진혁은 단체전 금메달에 초점을 맞췄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놓치면서 남자 양궁 단체전 금메달 계보가 끊긴 탓이다. 오진혁은 김우진(29), 김제덕(17)과 함께 단체전 금메달을 꿈꾼다.
오진혁은 "모두 올림픽 메달을 따고 싶어한다. 출전 자체가 의미가 있고, 메달을 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런던 올림픽 단체전에서 우승하지 못했기에 단체전에서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 준비는 잘 됐다. 정신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이길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베테랑 궁사의 마지막 올림픽.
오진혁은 "올림픽 메달은 양궁 인생에서 가장 값진 최고의 선물"이라고 말했다. 오진혁은 23일 랭킹 라운드 출전과 함께 마지막 올림픽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