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무섭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신규 확진자가 1700명대로 치솟아 1주일 만에 또다시 역대 최다치를 경신했다. 비(非)수도권 지역에서 발생한 환자는 나흘 연속 30%를 웃돌면서 전방위 확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정은경)는 21일 0시 기준으로 국내 신규 확진자가 1784명 늘어나 누적 총 18만 2265명이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는 '월요일 집계치' 기준으로 최다치였던 전날(1278명)보다 506명이 불어난 수치다.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해 1월 20일 이후 역대 최고기록이기도 하다.
앞서 국내 확진자는 지난 7일 1천명대로 진입(1212명)한 이후 8일 1275명→9일 1316명→10일 1378명→11일 1324명→12일 1100명→13일 1150명→14일 1614명→15일 1599명→16일 1536명→17일 1452명→18일 1454명→19일 1252명 등 15일째 네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앞서 이틀간 진단검사 건수가 감소하는 '주말 효과' 등으로 확진자가 다소 줄었지만, 1주 만에 다시 최다치를 갈아치우면서 대유행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국내 지역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 599명 △부산 100명 △대구 34명 △인천 126명 △광주 22명 △대전 72명 △울산 18명 △세종 6명 △경기 450명 △강원 54명 △충북 15명 △충남 48명 △전북 18명 △전남 21명 △경북 23명 △경남 86명 △제주 34명 등이다.
1천명대를 밑돌며 확산세가 주춤했던 수도권은 또다시 1175명(68.07%)으로 네 자릿수에 들어섰다. 특히 서울은 해외유입(5명)까지 604명이 신규 확진되면서 지난 13일(638명)에 이어 역대 2번째 수치를 기록했다.
최근 휴가철을 맞아 수도권 인구가 유입되고 있는 비수도권 지역은 확진자가 551명이 쏟아져 나오면서 전체 31.9%의 비중을 차지했다. 방역당국이 우려했던 '풍선 효과'가 현실화되고 있는 비수도권은 지난 18일(31.6%) 이후 19~20일 32.9% 등 나흘 연속 30%를 넘어서고 있다.
비수도권에서 5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온 것은 지난해 2~3월 대구·경북지역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폭증했던 1차 대유행 이후 처음이다.
해외유입 사례는 입국 당시 검역을 통해 23명이 확진됐고, 입국 뒤 지역사회에서 35명이 양성판정을 받았다.
유입 추정국가는 △인도네시아 10명 △필리핀 6명 △미얀마 10명 △우즈베키스탄 11명 등 중국 외 아시아지역이 46명, △미국 5명 △브라질 1명 등 미주지역이 6명, △가나 1명 △탄자니아 2명 등 아프리카 지역이 3명으로 집계됐다.
올 2월 아프리카 아덴만 인근해역에 파병됐다가 문무대왕함 내 집단감염으로 인해 전날 조기귀국한 청해부대 34진 장병 확진자들은 오는 22일 0시 기준 통계에 반영될 예정이다. 이들은 전체 301명 중 82.1%에 달하는 247명이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방역당국의 완치판정을 받고 퇴원한 환자는 1287명이 늘어 지금까지 모두 16만 1634명(88.68%)이 격리해제됐다. 생활치료센터 및 의료기관에서 격리치료를 받는 확진자는 496명이 증가해 1만 8571명이다.
산소호흡기 등을 필요로 할 만큼 상태가 심각한 위·중증 환자는 하루 사이 7명이 추가돼 214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1명이 늘어 현재까지 코로나19로 숨진 국내 환자는 총 2060명(치명률 1.13%)이다.
한편,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오는 23일 강원도 원주 국민건강보험공단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를 계획 중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에 대해 '집회 철회'를 촉구하며 "방역에는 어떠한 예외도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이 지난 3일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여한 참석자들의 명단 제출요청에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다며 "정부의 명단 제출요청에 즉시 협조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앞서 당일 집회에 참석했던 민주노총 관계자 3명이 확진된 이후 정부는 전수검사 행정명령을 발령한 상태다.
김 총리는 "휴가가 집중되는 7월 말, 8월 초가 이번 유행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지금은 '잠시 멈춤'이 필요한 때"라며 "이번만큼은 '함께 하는 휴가'보다 서로 거리를 두고 휴식하는 '안전한 휴가'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