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몸살을 앓고 있는 도쿄 올림픽의 또 다른 변수는 무더위다.
미국 야후스포츠는 20일(한국시간) 기상전문가 칼 파커의 칼럼을 통해 "(도쿄 올림픽은) 무더위로 인해 최악의 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림픽이 열리는 일본 도쿄는 낮 최고 기온이 33~34도를 오가고 있다. 체감 온도는 40도가 훌쩍 넘어간다. 일본 기상청은 지난 19일 열사병 경계 경보를 내리는 등 폭염으로 애를 먹고 있다. 덕분에 육상을 비롯한 사이클, 비치발리볼 등 실외 종목에 대한 문제 제기가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미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19년 선수 안전을 위해 마라톤과 경보 종목을 도쿄가 아닌 삿포로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또 마라톤과 경보를 조금이라도 시원한 아침 이른 시간에 배치해 무더위에 대비했다. 남자 경보 50km는 오전 5시30분, 남녀 마라톤은 오전 7시에 시작된다.
하지만 무더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실제 여름 무더위로 인한 올림픽 일정이 미뤄진 경우도 있었다. 1964년 도쿄 올림픽과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은 10월, 1988년 서울 올림픽은 9월에 개최됐다.
올림픽 중계권자 미국 NBC도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IOC 최고참 위원인 딕 파운드는 "올림픽은 본질적으로 미국 TV에 의해 움직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9월10일 개막하는 NFL(미국프로풋볼)을 피하기 위해 여름 올림픽을 강행한다는 지적이다.
야후스포츠에 따르면 IOC 예산의 3분의 2가 TV 중계권료다. 이 중 절반은 2032년까지 예정된 하계와 동계 올림픽 중계권료인데, 미국 방송국의 중계권료가 77억5000만 달러(약 8조9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NBA 스타들이 출전하는 남자 농구 결승전의 경우 오전 11시30분, 또 미국이 강세인 수영 결승 등이 오전에 열리는 이유다.
습도까지 높아 선수들이 느끼는 고통은 배가 될 전망이다.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 어드바이저를 맡은 요코하리 마코토 도쿄대 환경도시계획학과 교수는 "문제는 온도 뿐 아니라 습도도 높다는 사실이다. 두 가지 요소가 합쳐지면서 도쿄 올림픽은 역사상 최악의 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선수단은 무더위에 수월하게 적응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기후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사격 금메달을 노리는 진종오(42)는 "덥기는 매우 더운데, 여름이니까 더운 것은 당연하다"고 웃어넘겼고, 축구 김학범 감독도 "한국도 이만큼 더워서 우리 선수들이 한국에서 적응을 잘 마친 것 같다. 충분히 이겨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