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범 누명 쓰고 11개월 감옥살이…"수사기관 처벌해달라"[이슈시개]

스마트이미지 제공
허술한 수사로 성폭행범 누명을 써 11개월간 감옥살이를 한 남성의 딸이 수사기관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19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경찰과 검사의 대충 하는 수사로 한 가장을 1년 가까이 감옥살이시켰으나, 사과 한마디 못 받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감옥살이를 한 가장의 딸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아버지는 하루 아침에 장애인 성폭행범으로 몰려 구속됐다"며 "2015년 얼굴도 모르는 여자를 성폭행했다는 이유만으로 구속돼 1심에서 6년형을 선고받고, 훗날 진범이 나올 때까지 11개월 동안 가정, 직장, 삶 등 모든 게 파탄났다"고 밝혔다.
 
해당 사건은 2019년 4월 MBC PD수첩 등을 통해 보도됐다. 당시 진범은 피해자의 고모부인 것으로 드러났고 청원인의 아버지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피해자의 고모가 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원인에 따르면 조사 당시 청원인의 아버지는 혐의를 계속 부인했지만, 수사기관은 지적 장애인이었던 피해자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다는 이유로 유죄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 가족 측은 출퇴근을 한 증거로 CCTV, 하이패스, 단속 카메라 등 알리바이가 있다고 주장했으나, 경찰 측에서는 조사조차 안 하고 무시했다고 한다. 또한 경찰이 피해 장소로 꼽힌 모텔 CCTV를 확보하지 않고 전화로만 조사했음에도 유죄가 인정됐다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피해자의 증언에서) 피해 장소와 방법이 수차례 바뀌고, 납치 당시 차량 내부 구조, 범인의 집 지목 역시 아버지의 말과 달랐지만 극도로 불안한 상황에선 혼동할 수 있다고 보고 수사 기록을 남겼다"고 말했다.
 
또한 아버지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아버지가 살았던 곡성에 자리를 잡고 1년 가까이 이웃을 만나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임신한 몸에 스트레스를 버티지 못하며 쓰러지면서도 무죄 입증을 위해 하루하루 버텼다"고 밝혔다.
 
어렵게 피해자를 만난 청원인은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피해자의 고모가 '(청원인의) 아버지를 지목하라'고 시킨 일이며 피해자를 성폭행한 사람은 고모부였다는 것. 청원인은 "수사기관이 해야할 일을 제가 1년 동안 뛰어다니며 자료를 모았다"며 "설득 끝에 피해자의 고모부가 진범임을 자백했다"고 전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그는 "(진범은) 반성하고 자백해 2년 6개월의 실형을 받았고,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저희 아버지는 뻔뻔하게 거짓말친다고 6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며 "이게 나라냐"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어 아버지에 대한 '무고에 따른 억울한 옥살이'의 책임을 묻고자 국가에 손해배상 청구를 했지만 최근 1심 재판에서 졌다는 사실을 알렸다. 법원은 경찰과 검찰 수사에 미흡한 점이 있지만, 책임을 물 정도의 잘못은 없었다고 했고, 이에 다시 항소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청원인은 "이런 나라에서 과연 그들을 믿고 살아야 하는지 나라의 답을 듣고 싶다"며 "수사기관을 처벌해달라"고 호소했다.
 
20일 현재 해당 청원은 2천여 명의 동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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