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증에 진통제 먹고 버텨요" 폭염 속 고군분투 의료진

20일 광주 광산구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시민들을 대상으로 진단 검사를 하고 있다. 김한영 기자

광주지역 선별진료소 직원들이 늘어나는 코로나19 의심환자들로 업무량이 크게 증가한 데다 무더위와 사투를 벌이는 등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

20일 오전 11시쯤 광주시 광산구 선별 진료소.

불볕더위 속에 진단 검사를 기다리는 시민들의 줄이 100m 이상 늘어섰다.

광산구 선별진료소는 야외에 설치된 탓에 의료진들이 무더위 속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광산구청은 임시방편으로 그늘막을 설치해 햇빛을 가리고 냉풍기 등을 설치했지만 폭염을 이겨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광산구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는 전호근(63)씨는 "아이스팩을 이용해 더위를 식히고 있지만 요즘 같은 날씨 속에는 30분이면 다 녹아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무더위에 어지럼증이 나타나 진통제를 먹고 근무하는 사람들도 상당수다"고 말했다

기온이 31도까지 오른 이날 전씨 뿐만 아니라 방호복을 입고 검체 채취·문진 업무를 하는 의료진들은 땀으로 온몸이 범벅이 됐다. 의료진들은 무더위와도 싸워야 했다.

이날 오후 2시 광주 북구 효죽 공영 주차장에 마련된 북구 선별 진료소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의료진들은 아이스조끼와 아이스팩 등 냉방물품을 통해 더위를 식히고 있지만 큰 도움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

요즘 같은 무더위에 방호복을 입으면 체감온도가 섭씨 40도를 넘어가기 때문이다.

20일 오후 광주 북구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는 의료진이 냉풍기 앞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김한영 기자

의료진은 땀으로 범벅이 된 상황 속에서 냉풍기의 찬 바람에 의존해 더위를 식혔다.

증상 체크를 담당하는 광주시긴급의료지원단 소속 간호사 이희영(30·여)씨는 이날 업무를 시작한 지 10분도 채 안 돼 이마에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혔다.

이씨는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폭염 속에서 방호복을 입고 근무하기 참 힘들다"며 "방호복은 통풍도 안 돼 너무나 불편하다"고 하소연했다.

이씨는 "방호복을 입고 생리현상을 해결할 수 없어 물 섭취를 최소화해 탈수 증세를 호소하는 의료진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별진료소에서 일하는 의료진들은 주말도 없이 근무하고 있는 만큼 피로도가 상당하다"며 "시민들도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힘이 들더라도 자발적으로 방역수칙을 잘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의료진들은 불볕더위에 검사자까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 극복을 위해 묵묵히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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