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을 계기로 한 한일 정상회담이 무산된 가운데 한국 정부에 책임을 전가하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도쿄올림픽 개회식 음악감독이 학교폭력 때문에 사퇴하고, 스폰서 기업들이 불참하는 등 내부에서 악재가 잇따르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민영방송사 네트워크인 NNN은 19일 '문 대통령 방일 무산 '특별대우' 신경전의 내막'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그 내용을 간추리면, 한국 정부는 지난 6월 초 문재인 대통령의 일본 방문과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추진했다. 정상회담이 무산될 경우 김부겸 총리를 파견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한국 정부는 외교적 내용을 포함한 본격적인 정상회담을 추진한 반면, 일본 정부는 올림픽 외교의 일환으로 의례적인 회담만 생각했다고 한다.
나아가 한국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 양보를 요구했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수준의 장시간 회담과 스가 총리와의 식사를 요구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성과를 위한 정상회담을 위해 위안부와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소송과 관련한 한국 정부의 해결책 제시를 요구했다. 또 일본 정부가 마크롱 대통령 수준의 특별대우를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도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해외 정상은 현재까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사실상 유일하다. 프랑스는 2024년 파리올림픽을 개최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막말을 한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의 처벌을 문 대통령의 방일 전제조건인 것처럼 행동했고, 일본 정부가 이를 별개의 문제라고 거부하면서 정상회담이 최종 무산됐다는 것이다.
산케이신문과 마이니치신문도 정상회담이 한국 정부의 고압적인 자세 때문에 무산됐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현재 일본 내부는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도쿄올림픽 개회식 음악감독인 작곡가 오야마다 케이코가 학창시절 동급생을 왕따시킨 사실이 드러났다. 오야마다는 1990년대 발간된 잡지와 인터뷰를 통해 "장애인 친구에게 배설물을 먹이는 등 가혹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히면서다.
이후 논란이 거세지자 그는 사임했다.
앞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이었던 모리 요시로 전 일본 총리도 지난 2월 "여자들이 말이 너무 많아 회의하는데 시간이 많이 든다"는 성차별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켰고, 도쿄올림픽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던 사사키 히로시도 여성 연예인에 대한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켜 모두 사퇴했다.
여기에 퇴근 토요타를 비롯해 NTT와 NEC 등 일본 주요기업도 도쿄올림픽 불참 입장을 밝혔다. 올림픽이 무관중으로 치러지는 상황에서 최고경영자가 개회식에 참석한다면 기업 이미지가 나빠질 것을 우려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