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주택서 전 연인 아들 살해한 40대 남성 긴급체포

전 연인의 아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백모(48)씨. 고상현 기자

제주 한 주택에서 전 연인의 아들을 살해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주범 백모(48)씨를 검거했다고 20일 밝혔다. 백씨는 사건 직후 달아났으나, 범행 21시간여 만인 지난 19일 오후 7시 30분쯤 제주시 모처에서 긴급체포됐다.
 
검거 직후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으로 연행되는 과정에서 백씨는 '살해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유족에게 할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죄송하다"고 했다.
 
경찰은 앞서 사건 직후인 지난 19일 새벽 공범 김모(46)씨도 붙잡았다.
 
이들은 지난 18일 오후 제주시 조천읍 한 주택에 침입해 김모(16)군을 살해한 혐의다. 이날 밤 일을 마치고 귀가한 김군의 어머니가 김군이 숨져 있는 것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김군의 시신에서 타살 흔적을 확인해 살해당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후 주택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이날 오후 백씨 등 2명이 집에 드나든 장면을 확인했다.
 
살인사건이 벌어진 주택 모습. 고상현 기자

이들은 주택 담벼락에 올라간 뒤 2층 다락방 창문을 통해 주택에 침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건 직후 이들은 장갑 등 범행도구를 인근에 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 결과 사건 당시 함께 살던 어머니가 외출 중이어서 김군 혼자 집에 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김군 친구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범행 직전까지 백씨가 수시로 집에 침입해서 가스 밸브를 끊고 달아나거나 둔기로 김군의 머리를 내리치는 등 폭행을 일삼은 정황도 드러났다. 
 
급기야 이달 초 김군 가족이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경찰은 주택 앞뒤로 폐쇄회로(CC)TV 2개를 달아주고 백씨의 접근을 금지하도록 했지만, 백씨의 살인 범행을 막을 수 없었다.
 
경찰은 현재 백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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