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광운대 아이스하키팀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 배경에 '단체 회식'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 회식이 있었다면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친선 경기 전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교육부가 각 대학에 '훈련 자제' 공문을 보냈지만, 대학 측에서 이를 무시하고 훈련을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 측의 안일한 태도가 집단감염 사태를 낳았다는 비판이다.
19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연세대 아이스하키팀 24명은 지난달 28일 강원도 강릉시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이후 합숙 훈련을 진행하던 중 이달 13~14일 이틀 동안 강릉으로 온 광운대 아이스하키팀과 친선 경기를 벌였다.
그런데 이들이 친선 경기 후 '단합대회'라는 명목으로 다함께 회식을 한 정황이 포착됐다. 노원구청 관계자는 "두 팀이 경기 끝나고 단합을 위한 식사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정확한 인원, 장소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시 강릉 지역은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였기 때문에 최대 8명까지만 사적 모임이 허용됐다. 같은 운동부 소속 팀원이라도 9명 이상이 한 곳에서 식사를 하면 감염병예방법 위반에 해당한다.
강릉시청 관계자는 "운동 경기는 공적인 활동이기 때문에 많은 인원이 경기를 하는 것까지는 가능하다"면서도 "경기가 끝나고 다같이 식사를 했으면 혹여 띄어 앉기를 했더라도 법률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확히 언제 어디서 어떻게 먹었는지는 지금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이들 대학은 정부의 '훈련 자제' 지침에도 이를 무시하고 훈련을 강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 10일 교육부는 각 대학에 '코로나19 수도권 방역 강화 조치에 따른 학사 운영 긴급 협조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통해 "다수의 학생이 모이는 학생 자치활동, 동아리 활동 및 운동부 훈련 등 자제"를 요청한 바 있다.
이에 연세대 측은 "지침이 내려오기 전 전지훈련을 이미 출발했던 상황"이라며 "당시 강원도는 거리두기 단계가 낮았고, 훈련 금지가 아닌 자제였기 때문에 지침 위반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해명했다.
광운대 관계자 또한 "교육부 공문이 학교에 접수된 날짜는 12일이었고, 그 이후 수도권에서 예정된 훈련은 모두 취소했다"면서 "당시 강릉은 거리두기 1단계였기 때문에 예정돼 있었던 친선 경기는 그대로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1천명 이상의 확진자가 연이어 발생하는 등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한 상황에서 단체 훈련을 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단체 회식'이라는 거리두기 지침을 어긴 정황도 드러나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한편 연세대·광운대 학생들은 모두 강릉으로 출발하기 전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고, 음성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강릉에서 훈련하는 과정에서 최초 감염이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기준 연세대 아이스하키부 선수 10명과 광운대 아이스하키부 선수 및 감독 21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연세대 아이스하키부 학생들이 유치원, 초·중·고 등에 강사 등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태가 여러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