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입당으로 '주자 풍년'을 맞은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대권주자들의 공약 발표가 한창이다. 이목을 끄는 행보는 아니더라도 꾸준히 고민을 풀어내면서, 최근 정치 참여를 선언하고 대선판에 뛰어든 다른 주자들과 '내공'으로 차별화하겠다는 게 기존 국민의힘 내부 주자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홍준표 의원은 18일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위해
서울 강북 지역에 '4분의 1 값 아파트'를 공급하겠다고 공약했다. 홍 의원은 이날 SNS에서 "작아도 내 집을 하나 갖는 것이 서민들의 첫 번째 꿈이지만, 지금처럼 천정부지로 뛰어오른 집값을 보면 서민들의 꿈은 요원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홍 의원은 "
아파트 분양을 완전분양 아파트와 토지임대부 분양아파트로 이원화하자"며 "이렇게 하면 평당 1천만원대 이하 아파트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청년층에 대해서는 "홍콩과 뉴욕처럼 도심 초고층, 고밀도 개발을 해 저렴하게 그들의 주거공간을 마련해줄 수 있다"며 용적률을 3천%까지 주기도 하는 뉴욕의 사례를 들기도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파산 우려가 높은
국민연금을 2040세대도 받을 수 있게 개혁해야 한다면서 △고갈 시점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연금개혁 △ 혁시점 이전까지 약속된 혜택은 인정하는 불소급 개혁 △논의과정의 투명한 공개 △연금개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노인 빈곤층에 대한 공정소득(네거티브 소득세+사회안전망) 제공 등을 약속했다.
유 전 의원은 "연금개혁 공약은 저로서는 깊은 번민의 결과물"이라며 "
남들은 다 퍼주겠다고 달콤한 말을 늘어놓을 때 대선에서 표를 받아야 할 후보가 굳이 이런 인기 없는 공약을 내야 하느냐는 반대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바보같이 보일지 몰라도 저는 소명으로서의 정치를 생각했다"며 "
최소한 청년들이 돈만 내고 나중에 연금도 못 받는 일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윤희숙 의원은 18일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 도입과 노동조합 파업 시 다른 고용자를 고용할 수 있는 대체근로 허용, 52시간 근로제의 탄력적 적용 등 노동 분야에서 뜨거운 감자가 될 만한 공약들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윤 의원은 현행법상 대체근로가 금지돼 "파업노조가 무조건 버티기만 하면 원하는 것을 얻게끔 보장한다"고 주장하는 등 노동자 권리 중 하나인 파업권을 인정하지 않는 듯한 입장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하태경 의원은 자신이 공약한 '남녀 공동복무제'와 관련해 이스라엘의 사례를 참고하겠다며 "임신을 하거나 출산을 한 여성의 복무와 예비군훈련은 면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의무복무는 현행 육군기준 18개월보다 더 줄여야 한다면서,
남녀공동복무제와 징모병혼합제를 채택하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인구급감에 따른 병역제도 개선방안을 젠더 갈등으로 프레임 씌우려는 주장이 오히려 천박하고 퇴행적"이라며 하 의원이 젠더갈등에 편승해 20대 남성들의 지지를 얻으려 한다는 지적을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