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여석 거대 여당이 "무소불위의 괴물" 검찰을 억제하기 위한 '수사-기소권 완전분리' 법안을 처리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전 총리는 최근 출간한 자서전 '한명숙의 진실'에서 "(검찰개혁 관련) 법안이 이런저런 사정으로 추진되지 않고 주춤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의 저항도, 검찰개혁을 반대하는 일부 정치세력의 방해도 뻔히 예상했던 것"이라며 "이를 핑계로 주저앉거나 머뭇거리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막바지에서 언제나 결행하지 못하고 눈치 보며 뭉개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며 "이 순간 오직 필요한 것은 청와대와 국회가 국민의 성원을 믿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한 21대 국회에서조차 검찰개혁에 속도가 붙지 않는 상황은 사실상 여당 책임이라는 것이다.
한 전 총리는 자서전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유죄 판결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거듭 결백을 주장했다.
검찰 조직에 대해선 증오와 불신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는 '정치검찰'·'권력의 충견'·'제 식구 감싸기' 등의 노골적인 단어를 사용하며 "나의 사건에서 검사의 수사행위 자체가 범죄라는 것이 명확히 드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국 사태'에 대해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검찰주의자들의 발호를 남의 일 같지 않게 아프게 목도했다"며 "어떻게 검찰 지휘권을 가진 상관을, 온 가족을 볼모로 이토록 무자비하게 도륙할 수 있는가"라고 했다.
한편, 한 전 총리는 2007년 국무총리직에서 물러난 직후 대선출마를 결심한 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수차례 권유에 따른 것이라며 "내가 내세웠던 '세상을 바꾸는 부드러운 힘'을 노 대통령이 인정해 준 셈"이라고 썼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는 "항상 최선을 다하는 분, 진심 그 자체"라고 호평했다.
대선 경선을 치르는 여권을 향해서는 "후보가 결정되면 그를 중심으로 하나가 되어 적극적으로 지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