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 재난지원금'을 당론으로 채택한 더불어민주당과 선별지급을 주장하는 국민의힘은 김부겸 국무총리 등 정부 인사들에게 압박공세를 폈지만, 김 총리는 '추경안 재조정' 거부와 '80% 재난지원금' 지급 등 원안을 고수했다.
여야는 이날 국회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서 코로나19 지원책을 담은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 착수했다. 이날 회의는 시작부터 재난지원금 지급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지난 12일 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이준석 대표가 만찬 회동에서 조건부로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합의했지만 국민의힘이 이를 번복하면서 양측은 연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 박진 의원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상위 20% 계층은 소득도 줄지 않고 부채가 오히려 줄었다고 하는데 왜 여당에선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강조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재정준칙에 어긋난 포퓰리즘이라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에 홍 부총리는 "저희도 한정된 재원을 지급하느라 80% 지급으로 국회에 제출했다"며 "국회에서 그렇게 결정해주시면 저희가 최대한 차질 없이 집행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추경안을 재조정해서 제출할 의향이 없냐는 질문에 홍 부총리는 "4차 유행이 오는 등 여러 상황이 있었지만 추경 수정안을 낼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같은당 이철규 의원은 "당정 갈등도 있었는데, 전국민 재난지원금에 동의하느냐"고 묻자 홍 부총리는 "아까 오전에 말씀드렸다"고 말을 아꼈다. 최형두 의원은 "민주당의 대권주자들이 재난을 핑계로 똑같은 돈을 주자는 잔치로 바꾸려고 한다"며 의견을 물었고, 홍 부총리는 "여러 가지 제약 요인과 상황을 고려한다면 한 80%가 적정하지 않냐는 의미에서 국회에 제출한 것"이라고 답했다.
내홍 끝에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당론으로 확정한 민주당은 추경안이 여전히 코로나로 피해를 입은 국민들을 돕기엔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정부 인사들을 압박했다.
같은당 신정훈 의원은 김 총리를 향해 "3조 2500억원이라 하는 예산으로 과연 소상공인의 피해가 폭넓고 두텁게 지원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우회적으로 증액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에 김 총리는 "우리가 쓸 수 있는 재원의 총액 규모가 정해졌다"며 "현재 다시 무슨 재정의 빚을 내거나 하는 건 어렵다"고 사실상 추경안 재조정 요구를 거부했다.
강준현 의원은 "선별과 보편의 소모적인 논쟁으로 국민 편가르기는 그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거리두기가 4단계까지 격상된 시점에서 정부가 100% 지급에 대해선 좀 입장이 어떠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 총리는 "재난 시에도 소득이 줄지 않았던 그런 고소득자들한테는 일종의 사회적 양해가 되는 게 아니겠는가"라며 "그래서 저희들이 이렇게 80%까지 재난지원금을 드리는 걸로 작성을 해서 국회에 제출했던 것"이라고 원안 고수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에 대해선 우선 정부 입장은 제출을 했으니까 위원님들도 심도 있게 논의해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