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기간 동안 본선을 염두에 두고 여권 1위 주자다움을 강조해왔는데 경쟁자들의 견제로 오히려 지지율이 낮아지자 전략을 바꾼 것이다.
"권투하는데 발길질 당해…사이다로 되돌아가겠다"
대선 본선에서 승리하려면 경선 후 당내 주자들 간의 단합이 필수적이라는 이유로 상대 후보들에 대한 비방·비난을 자제해왔는데, 반면 자신을 향한 경쟁자들의 견제는 매우 높은 수위로 계속됐다는 이유에서다.
이 지사는 "그분들이 권투하는 데서 발로 차고 좀 심한 경우가 몇 개 있었다. 그걸 다 견뎌냈는데 오히려 제가 부상을 입는 상황이 온 것 같다"며 다른 후보들의 비판 수위가 도를 넘어서서 반칙에 가까웠다고까지 비판했다.
이 지사는 고향인 안동 방문 당시 나왔던 '대구·경북지역 역차별' 발언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를 옹호하는 이 지사는 윤 전 총장 같은 사람이다' 등의 주장을 "황당하다. 왜곡된 것이다"라며 가장 악의적인 비방의 유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이다가 쏘는 맛이 있다. 쏘는 것이 아픈 사람들도 있지만 원래대로 되돌아가야 할 것 같다"며 공세 모드로의 전환을 예고했다.
"여론 조사는 통계일 뿐" 일축 후 추격자들 저격…득실은?
자신을 향해 품격이 부족하다며 '이재명 리스크'를 언급했고, 캠프 실무자가 '이 지사가 자신의 가족을 검증할까 봐 윤 전 총장의 가족은 검증하지 말자'고 주장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이 지사는 "저한테 '가족 (검증) 그것을 막으려고 하는 것이냐'고 하신 분이 측근 또는 가족 얘기가 많지 않느냐"며 이 지사의 측근 인사가 "전남도지사 경선 때 당원명부, 가짜 당원을 만들어 실형을 받은 분이다. 본인의 주변을 먼저 돌아보셔야 한다"고 직격했다.
이 지사의 공격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이재명 리스크'를 반박하는 과정에서 "공직자들은 과거에 공직을 맡았을 때 부여된 권한이 있는데 그 권한을 행사해서 무엇을 했느냐를 봐야 한다"며 "높은 자리를 많이 했다고 해서 유능한 사람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가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를 지냈지만, 그 사실만으로 일을 잘하는 사람으로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공격수' 모드로의 전환에 대해 이 지사 측 캠프 내에서는 경쟁 주자들의 과도한 공격에 따른 불가피한 전략 수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책이나 후보로의 자격에 대한 검증 수준을 넘어선 네거티브라는 것이다.
반면 최근에서야 겨우 선두주자다운 면모를 보여 왔는데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이를 포기하는 것이 경선 후를 생각했을 때 좋지 않은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집중 견제를 받는 것이 피할 수 없는 1등 주자의 힘든 숙명이지만, 동시에 당원과 유권자들에게 자신이 선두주자임을 각인시키는 동시에 추후 통합과정에서의 수고를 덜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율이 다소 상승한 것은 맞지만 예비경선 과정에서의 적극적인 공격만으로 이런 효과를 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아직 본경선 기간이 많이 남은 만큼 이재명 지사가 조금 더 여유를 두고 경쟁에 임해도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