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생곡재활용센터 분신시도 직원 끝내 숨져

지난달 28일 부산 강서구 생곡동 부산시자원재활용센터 화재 현장.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부산 생곡재활용센터에서 분신을 시도해 중상을 입었던 50대 직원이 끝내 숨졌다.

부산시자원재활용센터 등에 따르면, 13일 오후 6시쯤 센터 근로자 A(50대)씨가 병원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A씨는 지난달 28일 낮 12시 10분쯤 부산 강서구 생곡동 부산시자원재활용센터 정문 앞에서 몸에 인화성 물질을 뿌린 뒤 화재가 발생하면서 전신에 3도 화상을 입었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A씨 지인들은 "A씨가 벌초를 하러 간다며 휘발유를 사달라고 한 뒤, 센터로 들어가 몸에 휘발유를 뿌렸다"고 진술했다.
 
A씨는 생전 센터 측을 상대로 "임금 체불과 노동착취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1인시위와 노동청 진정 등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부산자원재활용센터지회 관계자는 "파업 영향으로 A씨가 분쇄기, 세척기 파트 업무를 맡게 됐는데, 기존 근로자가 받던 수당 5~60만원 가량을 자신은 받지 못했다며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씨가 그동안 노조를 탈퇴하면서까지 센터를 위해 일했는데, 센터가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하지 않아 배신감을 크게 느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센터 측은 A씨가 제기한 임금 체불, 노동착취 등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부산시자원재활용센터 관계자는 "지난달 22일 A씨에게 수당을 1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올려주겠다고 하니 '고맙다'고 말하고 돌아갔는데, 이후 회사를 나오지 않다가 1인시위 등을 하기 시작했다"며 "A씨를 상대로 한 부당노동행위 등은 전혀 없었다"고 항변했다.
 
이어 "함께 일하던 근로자가 돌아가시게 돼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센터 차원에서 유족을 도울 방법이 없는지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A씨가 비록 숨졌지만, A씨가 중상을 입게 된 화재의 원인을 밝히기 위한 조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당시 몸에 인화성 물질을 뿌린 A씨가 천막으로 들어갔고, 직후 '펑' 소리와 함께 불이 났지만 어떤 경위로 화재가 발생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부산 강서경찰서 관계자는 "폐쇄회로(CC) TV에는 불이 난 시점이 천막에 가려 원인을 한눈에 알 수 없는 상태여서 국과수에 감정의뢰를 해 놓았다"며 "A씨가 숨졌더라도 화재 원인을 명확히 밝힌 뒤 사건을 종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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