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는 2년째 전 국민을 괴롭히고 있는 팬데믹이다. 프로야구도 예외가 아니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코로나 상황에 대비해 지난 3월 통합 매뉴얼에서 '구단 내에 확진자가 나와도 자가격리 대상자를 제외한 대체 선수로 중단없이 운영한다'고 밝혔다.
KBO는 12일 긴급 실행위와 이사회를 거쳐 2021리그 중단을 결정했다.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 소속 선수 5명이 코로나 확진이 되면서 정상적인 전력 운용이 어렵게 된 상황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에는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다른 선수와 코치진들의 격리 사정까지 감안됐다.
그러나, 팬들 사이에 2개 구단만을 위한 명백한 혜택과 봐주기 결정이라는 십자포화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NC와 두산 구단의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태도에 팬들은 분노하고 있다. 두 구단은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부터 규정을 앞세워 깜깜이 대응으로 일관했다.
야구 관련 게시판에는 특정 선수들이 숙소에서 일반인과 술판을 벌였다는 글이 올라왔지만, 해명도 없다. 그래놓고는 NC와 두산 구단은 리그 중단이 선언되자 뒤늦게 짤막한 사과문을 낸 것이 전부다. 선수단 관리 과정과 구체적인 징계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오로지 자신들의 전력에만 관심이 있다. 사과문에 진정성이 없는 이유다.
올 시즌에도 KT와 기아는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가 발생했지만 전력 손실을 감수하고도 원칙과 규정에 따라 대처해 경기 일정을 순조롭게 소화했다.
김광현 선수가 소속된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지난해 코로나 확진 선수가 20여 명이 나왔지만, 방역 수칙을 지키며 일정을 강행했다. 세인트루이스는 일정에 쫓겨 43일 동안 무려 53경기를 치르는 살인적 강행군을 했지만 군말 없이 수용했다. 이유는 팀 성적보다 리그 전체를 생각했기 때문이다.
KBO 전체 규정이 특정 구단의 담합으로 무력화된 첫 선례를 남겼다. KBO가 만든 규정을 스스로 발로 걷어찬 셈이 됐다. KBO의 결정으로 프로야구는 예정됐던 올림픽 휴식기보다 일주일 앞서 중단됨으로써 다음 달 10일에나 리그가 재개된다.
팬들은 야구 없는 한 달이라는 황당한 상황을 맞았다.
이후 중단된 경기 일정을 추가하고 태풍이나 우천 등 변수가 발생할 경우 올 시즌 프로야구는 겨울 야구를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코로나 일일 확진자가 1천 명을 넘어서고 거리두기 4단계로 상향된 상황에서 프로야구 중단은 사회에 경각심을 주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그 결정과 과정은 공정해야 한다.
프로야구 인기는 게임 등에 밀려 점차 시들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정을 파괴하는 결정이 나오는 것은 리그 전체 공멸로 가는 위기를 부를 수 있다.
그래서, 이번 프로야구 리그 중단이 정말로 최선의 결정이었는지 반문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