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엿새째 1천 명대를 넘어선 가운데 정부가 현재의 '4차 대유행'이 지속될 경우 다음달 중순 일일 확진자가 2300명대까지 치솟을 거라고 전망했다.
질병관리청은 12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청와대의 '수도권 특별방역점검회의' 이후 이같은 분석을 담은 '수도권 코로나19 상황분석 및 전망'을 발표했다.
질병관리청 정은경 청장은 "현재까지 확인된 이번 유행의 특징을 (지난해 말) 3차 유행과 비교해보면 발생 규모가 좀 더 크고 청·장년층 경증 환자의 비율이 높다"며 "반면 백신접종이 이뤄진 60세 이상의 비중은 10% 이하로 중환자 의료대응체계의 부담은 비교적 낮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방역당국은 3차 유행 이후에도 반년 간 매일 수백명대 확진이 지속되면서 지역사회 감염이 이미 상당 진행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정 청장은 "3차 유행 이후 6개월 정도 300~600명대의 발생이 지속됐으며 감염경로를 확인할 수 없는 사례가 25% 전후를 유지해온 상황에서 4차 유행이 진행됐다"며 "지역사회에 무증상·경증 감염원이 상당수 누적되어 있는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파력이 높은 델타 바이러스 점유율이 수도권에서 지난달 둘째 주 기준 2.8%에서 이달 첫주 26.5%로 급속하게 증가했다"고 부연했다.
이에 따라, 정 청장은 "3차 유행 이후 장기간 누적된 감염원과 전파력이 높은 델타 바이러스 증가로 상당기간 유행이 지속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수리모델링을 분석해본 결과 현재의 상황이 지속될 경우 감염재생산지수가 '1.22'인 상황을 상정했을 때 8월 중순 2300여 명까지 증가한 후 감소할 것으로 추계했다"고 내다봤다.
최근 1주간 확진 동향을 토대로 계산한 감염재생산지수는 '1.24'다. 이 지수가 1 이상이면 감염병 유행이 확산되고 있는 상태를 뜻한다.
감염 확산의 중심에 있는 수도권 경증환자 치료를 위한 병상도 확충하기로 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최근 1주일 동안 수도권에서는 일평균 799명의 확진자가 나와 전체 80.5%의 비중을 차지했다.
전날 기준 수도권 생활치료센터는 보유병상(6784개) 중 75.8%의 가동률을 보여 곧 '포화' 상태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무증상·경증인 젊은층 환자가 다수인 이번 유행의 특성도 한몫했다.
이에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이달 말까지 총 5354개의 생활치료센터 병상을 확보할 계획이다. 세부적으로 서울시는 대학교 기숙사, 민간호텔 등 2204개의 병상을 확보하고, 경기도는 대학 기숙사와 함께 공공기관 연수원 등 1636 병상, 인천시는 대기업 연수원 등 814개의 병상을 마련한다. 중앙사고수습본부도 700 병상의 추가확보를 추진한다.
수도권 중등증 환자를 위한 감염병전담병원 병상도 814개 확보된다. 중증환자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상 또한 17개 추가로 마련할 계획이다.
복지부 권덕철 장관은 "국립중앙의료원의 수도권 공동대응상황실에서는 전국의 병상의 효율적 활용과 수도권 환자의 신속한 병상 배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병상 배정을 하루 이상 대기하는 환자는 발생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신속하게 의료관리가 가능토록 병상 확충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