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한 대형마트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정모(49)씨는 한산한 마트 분위기가 익숙하지 않은 듯 매장 앞을 서성였다.
"아예 사람이 없어요. 죽겠어요 정말. 여기는 아이 키우는 분들이 많아서 애기들 데리고 엄마 아빠들이 많이 오시는데 오늘 유모차 한 대도 못 봤어요."
12일부터 수도권에 거리두기 최고 수준인 4단계가 본격 시행되면서 유통업계는 물론 식당 등 자영업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조금씩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던 내수가 거리두기 상향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장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 거리두기 4단계에서 마트 영업시간은 밤 11시에서 10시로 폐점 시간이 한 시간 앞당겨진다.
이마트는 9일 진행하려던 하절기 연장 영업을 중단했다. 또 거리두기 4단계가 본격 시행되는 12일부터 문화센터 운영도 중단한다.
여름 세일 기간을 앞두고 백화점도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한 매출 감소가 우려된다.
롯데백화점은 출입자 발열 체크와 시음 시식 금지, 마스크 필수 착용, 이용자간 2m 거리두기 등 기존 방역수칙을 더 엄격히 시행할 방침이다.
또 4단계 적용으로 6시 이후 식당가나 카페를 찾는 고객에게 출입 기준인 3인 이상 금지 원칙을 입점된 전체 브랜드에 공지했다. 백화점 내 문화홀 행사도 금지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필수인력을 제외한 재택근무를 의무화하고 모든 회의와 교육도 100% 온라인으로 전환했다"며 "중대본의 통합 방역기준에 맞춰 철저한 방역수칙을 준수하겠다"고 말했다.
SSG닷컴에 따르면 거리두기 발표 전날인 지난 8일 전일 대비 가정간편식과 밀키트 매출이 20% 증가했다.
라면은 16%, 생수도 10% 매출이 올랐다. 마스크와 손소독제 매출 역시 지난주보다 20% 넘게 증가했다.
확진자수가 1천명대로 진입한 지난 6일과 7일에는 온라인 배송 건수가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쓱배송과 새벽배송의 주문 마감율은 90%를 넘겼다.
주문 가능 건수 13만건 대비 실제 주문건수를 뜻하는 주문 마감율 평소 80% 내외를 기록한다.
이에 따라 SSG닷컴은 오후 1~2시인 당일배송 주문 마감시간을 더 연장해 배송 시간대를 넓히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SSG닷컴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 온라인 주문이 일시적으로 몰릴 수 있을 것을 대비해 오후 1~2시 당일 배송 마감을 조금 더 뒤로 확대해 퇴근 이후에도 배송을 받아보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켓컬리도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전체 주문건수는 전주 대비 5% 올랐다. 국과 반찬 등 반찬류 주문은 17%, 가정간편식 주문은 6% 증가했다. 새벽배송업체 오아시스 역시 일 평균 주문건수는 전주 대비 1만9천~2만 건에서 2만 2천~2만 3천건으로 늘었다.
롯데온 역시 롯데마트 바로배송 매출이 전주와 비교해 21.4% 증가했다. 생필품인 휴지가 27.4%, 세제가 19.7%늘었다. 상온간편식 매출이 24.6% 늘었고, 과일이 23.3%, 쌀이 17.4% 증가했다.
이커머스 관계자는 "지난해 생필품 사재기, 온라인 배송 대란과 같은 주문량 폭증 현상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며 "밀키트 등 재고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