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CBS노컷뉴스의 취재를 종합하면, 윤 전 총장은 지난 1일 오세훈 서울시장을 배석자 없이 단둘이 만났다. 윤 전 총장 측은 "서울비전2030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던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의 캠프 영입과 관련해, 오세훈 시장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달하고자 마련된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어 6일에는 이 대표와 역시 배석자 없이 1시간가량 대화를 나눴다. 윤 전 총장 측은 이 자리가 비공개 상견례 자리였으며 "정치 현안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대표와 오 시장 두 사람이 공히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촉구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윤 전 총장이 회동 자체를 비공개로 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국민의힘 입당을 미루며 계속 거리를 두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두 사람을 만났다고 말하기가 어려웠을 것(국민의힘 관계자)"이라는 것이다.
당장 이 대표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6일 회동에 대해 "정치 얘기만 했다"며 "윤 전 총장이 우리 당내 사정이라든지 정치 전반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앞서 윤 전 총장 측은 이 대표와 만났냐는 CBS노컷뉴스 취재진의 질문에 하나같이 "그런 일은 없다"고 확언한 바 있다.
'이 전 실장 영입에 대해 감사차 만났다'는 설명을 보면, 국민의힘 입당을 고민하는 것으로 읽히지 않으려는 윤 전 총장 측의 의지가 보인다. 실제로 이 전 실장이 서울비전2030위원장 자리를 떠난 시점은 한참 전인 지난달 21일이다. 당시 서울시 측은 윤 전 총장이나 측근 인사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이 전 실장이 오세훈 시장에게 연락해 사정을 설명하며 위원장직을 이어가지 못한다고 양해를 구한 게 전부다. 때문에 서울시는 위원장직과 관련한 사직서도 받지 못했다.
국민의힘 다선 의원은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입당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을 것"이라며 "다만 시기와 관련해서는 캠프 내에서 이견이 있는 모양인데, 다방면에서 윤 전 총장에게 입당 필요성을 전달하고 있고 스스로도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캠프가 위치한 광화문 이마빌딩도 3개월짜리 단기 계약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