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EN:]"이상해도 괜찮아"…제25회 BIFAN, 대장정 시작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식, 8일 오후 7시 열려
개막식, 고(故) 이춘연 씨네2000 대표 기리며 그가 제작한 '여고괴담' 테마로 진행
47개국에서 온 258편의 영화 상영…97편은 월드 프리미어로 선보여
나홍진 감독 제작-'셔터'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 연출 '랑종'도 상영
'월드 판타스틱 레드' '월드 판타스틱 블루' '금지구역' 등 인기 섹션 빼놓을 수 없어
"한국 영화의 두 번째 장으로 진입할 때…BIFAN이 큰일 해낼 것"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개막식이 8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중동 부천시청 어울마당에서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로 25번째를 맞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영화 팬들에게 위로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하며 11일간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BIFAN)는 8일 오후 7시 경기도 부천시 중동 부천시청 어울마당에서 열린 개막식은 고(故) 이춘연 씨네2000 대표를 기리며 그가 제작한 호러 영화 '여고괴담'을 테마로 진행됐다.
 
'여고괴담' 시리즈의 주역인 김태용, 민규동 감독이 연출을 맡고,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에 출연한 바 있는 배우 김규리가 사회를 맡았다. 여기에 '허스토리' 이설, '윤희에게' 김소혜, 드라마 '빈센조' 리우진이 함께해 무대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
 
장덕천 부천시장은 "오늘 개막식은 고 이춘연 대표님을 기리자는 뜻에서 김태용, 민규동 두 감독이 '여고괴담'을 테마로 만들어줘서 더 뜻깊다고 생각한다"며 "부디 영화제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 겪는 관객분들께 큰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영상을 통해 등장한 고 이춘연 대표는 "영화를 만들고 볼 때가 제일 행복하더라. 우리가 힘든 시기를 지나가고 있는데, 잘 버티시길 바란다. 그리고 좀 이상해도 괜찮다. 다 그러려니 하고, 힘내서 좋은 영화를 많이 만들고 또 많이 보자"고 전해 영화 팬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스윙키즈' 탭댄스 안무를 맡았던 요노컴퍼니가 오프닝 공연을, 가수 선우정아가 피날레 공연을 장식하며 본격적인 영화제의 시작을 알렸다.
 
민규동 감독(왼쪽부터)·배우 김규리·김태용 감독이 8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중동 부천시청 영화제 개막식장 앞 포토월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 개막작 '만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47개국 258편 영화 초청
 
개막작은 BIFAN을 통해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만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감독 구파도)라는 작품으로,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2011)로 인기가 높은 구파도 감독이 한국 제작사와 손잡고 만든 영화다.
 
구파도 감독은 영상을 통해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영광임과 동시에 감사하다"며 "우리가 죽음에 대해 가지는 두려움을 없앨 수 있도록 해주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개막작을 포함해 올해는 주류에서 비켜난 수상한 장르 영화의 재능들을 열렬히 지지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아 '이상해도 괜찮아'(Stay Strange)를 슬로건 아래 장편 95편, 단편 114편, XR 49편 등 47개국에서 온 258편의 영화를 만날 수 있다.
 
특히 이 중 97편은 월드 프리미어로 선보인다. 7편이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85편이 아시아 프리미어, 46편이 코리안 프리미어로 관객과 만난다.
 
국제 경쟁 부문 '부천 초이스: 장편' 상영작은 나홍진 감독이 제작한 태국 북동부의 신비로운 자연 속에서 펼쳐지는 기괴한 신내림의 기록 '랑종'을 비롯해 '권총' '공동주택 66' '속거나 속이거나' '그녀는 만찬에 초대받지 않았다' '킹 카' '님비: 우리 집에 오지 마' 등의 월드 프리미어 작품과 최신 장르 영화 10편이다. '부천 초이스: 단편' 경쟁작은 '늑대인간 신부님' '의료폐기물의 공포' '나무' '그림자와 친구가 되는 법' 등 12편이다.
 
'코리안 판타스틱: 장편'에서는 SF·호러·스릴러·액션·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에 투영된 청춘의 고민을 담은 최신작 '거래완료' '쇼미더고스트' '신림남녀' '트랜스' '평평남녀' 등 8편이 경쟁을 펼친다.
 
'월드 판타스틱 레드' '월드 판타스틱 블루' '금지구역' '패밀리존' '스트레인지 오마쥬' 등도 인기 프로그램이다. 전 세계 장르 영화의 폭넓은 스펙트럼과 전통적인 장르영화 바깥의 독특하고 독창적인 작품을 만끽할 수 있다. '판타스틱 단편 걸작선'과 '특별전'도 빼놓을 수 없다.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초청작 스틸컷.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공

◇ '韓 영화 큰 별' 고 이춘연 대표 추억하는 시간도 마련

'오페라'를 통해 올해 아카데미상 단편 부문 후보로 주목받은 에릭 오 감독은 9편으로 구성한 특별전과 마스터 클래스를 통해서도 만날 수 있다. 특별전 '세로시네마 특별상영: 25'에서는 25를 모티브로 한 세로영화 10편(러닝타임 각 3분)을 소개한다.
 
또한 '한국영화의 큰별, 이춘연을 기리며'에서는 BIFAN과 인연이 깊은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1999)와 '더 테러 라이브'(2013)를 상영하고 고 이춘연 씨네2000 대표를 추억하고 기리는 시간을 갖는다.
 
지난 2016년부터 실감형 콘텐츠 XR·VR 작품을 소개해 온 BIFAN이 자랑하는 '비욘드 리얼리티'(Beyond Reality)에서는 올해 '바오밥 스튜디오 특별전'과 칸국제영화제·뉴이미지와 함께하는 'XR3'를 갖는다.
 
BIFAN을 상징하는 또 하나의 섹션으로는 지난해 유네스코 창의도시 부천시와 손잡고 출발시킨 괴담 프로젝트 '괴담 캠퍼스'가 있다. '괴담 캠퍼스'는 괴담 기획개발 캠프 프로그램 중 하나로 '곡성' 나홍진 감독, 김동현 메리크리스마스 영화사업부 본부장, 넷플릭스 '킹덤' 시리즈의 김은희 작가를 초청했다.
 
또한 '부천 초이스: 장편' 부문 심사위원기도 한 '아메리칸 히스토리 X' '레이크 오브 파이어' 등을 연출한 토니 케이 감독도 마스터 클래스로 만날 수 있다.
 
신철 집행위원장은 "BIFAN이 지난 24년간 표현의 경계와 미디어의 경계를 넘어서기 위해 항상 노력해왔는데 벌써 25년을 맞이했다. 자랑스럽고 감사하다"며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로 인해 제작, 배급 등 모든 방법이 모조리 변하고 있다"며 "한국 영화의 두 번째 장으로 진입할 때다. 표현의 실험과 경계를 넘는 노력해온 BIFAN이 큰일을 해낼 거라 본다"고 말했다.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8일부터 18일까지 부천시청 어울마당, CGV소풍, 판타스틱 큐브, 부천아트벙커B39는 물론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웨이브를 통해 즐길 수 있다.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공식 포스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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