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성폭력상담소 운영주체 논란' 공은 다시 여수시로

전남 여수성폭력상담소가 운영주체 논란에 휩싸였다. 최창민 기자
전남 여수 지역 성폭력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여수성폭력상담소 운영주체에 대한 판단이 여수시로 넘어왔다.
 
전남도의회 강정희 의원이 2002년 설치 신고한 여수성폭력상담소는 강 의원이 2014년 6월 지방선거에서 도의회에 등원한 뒤 7년 동안 운영주체 변경 신고가 한차례도 이뤄지지 않아 여전히 강 의원이 운영주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강 의원은 지방자치법이 정한 지방의원 겸직금지 규정에 따라 도의원 당선 이후 시설장에서 물러난 만큼 현 시설장이 운영주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 상담소장 A씨는 여성가족부 성폭력상담소 운영 지침을 보면 운영주체가 변경될 경우 시설폐지 후 신규설치 신고를 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를 지키지 않은만큼 여전히 강 의원이 운영주체라고 맞서왔다.

더욱이 전라남도가 여수성폭력상담소의 부실 운영을 문제 삼아 6천여 만원에 달하는 보조금 환수 조치를 내리면서 시설 운영주체가 보조금을 부담해야 할 처지에 놓이자 운영주체 논란이 더욱 확산했다.
 
논란이 일자 여수시는 전라남도를 통해 중앙부처에 여수성폭력상담소의 운영주체가 누구인지를 판단해달라고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전라남도는 여수시의 운영주체 질의를 묵살하고 전라남도가 상담소에 대해 도청에서 직접 행정처분이 가능한지 묻는 유권해석을 의뢰해 '패싱' 논란이 일었다.
 
전남도의회 강정희 의원. 전남도의회 제공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는 전남도의 질의에 대해 '상담소의 설치와 운영주체 여부 등 관련사항은 신고에 따른 수리업무를 담당하는 해당 지자체장의 소관 사항'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냈다.
 
이에 따라 여수성폭력상담소의 운영주체 판단은 해당 지자체장인 권오봉 여수시장에게 넘어온 모양새가 됐다.
 
현재 여수성폭력상담소는 현 소장 A씨가 무자격을 이유로 지난 5월부터 직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분기별로 지급되는 보조금을 신청할 주체가 없어 당장 이달부터 상담소 운영이 사실상 마비됐다.
 
이런 가운데 여수시는 최근 인사를 통해 부시장은 물론 환경복지국장, 여성가족과장, 여성친화팀장 등 여수성폭력상담소와 관련한 결제라인을 전원 교체하면서 그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여수시 관계자는 "며칠 전 인사가 나 아직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의 답변을 토대로 법률적인 검토를 거쳐 원칙대로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해 2천명이 넘는 피해자들이 상담해온 여수성폭력상담소가 운영주체 논란에 휩싸이면서 장기간 방치될 경우 이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여수시에 대한 책임론과 함께 고스란히 시민 피해로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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