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엑스가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만큼 최근 이 백화점을 방문했거나 방문하지 않았더라도 혹시 모를 불안감에 검사소를 찾은 이들이 많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6일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주민들에 "6월 26일~7월 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방문자는 가까운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으라"는 내용의 긴급 재난문자를 보낸 바 있다.
직장인 김예은(29)씨는 "집이 현대백화점 맞은편이라 자주 방문했고 검사를 받으라는 기간에도 들렀다"며 "음식을 먹거나 마스크를 벗은 건 아니지만 불안해서 검사를 받으러 왔다"고 말했다. 이어 "나이도 어려 백신 접종을 못했다. 젊고 건강하다고 안 걸리는 게 아니지 않느냐"며 "저야 혼자살아서 괜찮지만, 혹시 회사 사람들에게 피해가 갈까 걱정이 됐다"고 설명했다.
코엑스 근처 직장을 다니는 서모(37)씨는 "회사 차원에서 검사를 받으라는 지침이 내려왔다"며 "일단 검사를 받은 뒤 귀가해 재택근무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30대 예비군이라 백신을 맞았지만 안 그래도 변이 바이러스 때문에 계속 조심하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확진자가 1천명 이상이 되니 아무래도 불안하다"고 설명했다.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몰리면서, 검사인력과 장비부족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장에 나온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어제 강남구보건소와 관내 선별진료소 4곳 등 5곳에서 모두 9750명이 검사를 받았다"며 "평소 3~4천명이 검사를 받았는데, 현대백화점 사태로 검사 인원이 폭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전날 강남구에서는 검사키트 부족으로 검사가 1시간 반가량 중단되기도 했다.
다만 이날은 20·30세대보다는 검사를 받으려는 남대문 시장 상인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중구청 관계자는 "남대문 시장 상인 중 한 분이 확진 판정을 받으셨고, 상인회 차원에서 검사를 받으라고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아직 역학조사는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대문 시장 근처에서 화장품을 판매한다는 A(85)씨는 "백신 주사는 두 번 다 맞았는데, 그래도 검사를 받아보라고 해서 왔다"며 "코로나 때문에 요즘 장사도 잘 안 되는데 걱정"이라고 했다.
인근에서 각종 수입품을 판매하는 50대 후반 B씨는 "워낙에 확진자가 많이 나오니까 혹시 몰라 검사를 받으러 나왔다"며 "상인들은 정기적으로 한 번씩 받고 있다"고 했다. 도매업에 종사하는 30대 C씨도 "가장 가까운 진료소라 이곳을 찾았다"며 "검사를 안 받은 사람 중에 감염자가 있으면 또 퍼질 수 있는데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센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선제적으로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인 1275명(전날 1212명)은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해 1월 20일 이후 536일 만에 최대치다. 이틀 연속 1200명대 확진자도 처음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 손영래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코로나19 백브리핑 관련 질문에서 "4단계 격상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와 매일 회의하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수도권 전체로 보면 4단계 기준에 조금 못 미치는 정도지만, 서울은 4단계 기준에 근접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