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공개한 사진에서는 최근 문책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박정천 총참모장, 김정관 국방상의 위치 변동과 계급 강등도 포착됐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일 "김정은 동지께서 7월 8일 0시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으시였다"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성원들과 당중앙 지도기관 성원들이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전날 한국 내에서 김정은 신변이상설이 퍼졌던 것과 관련해 "근거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최근까지 정상적으로 통치활동을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일축했다. 관영매체를 통해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이 보도되면서 다시 한 번 근거가 없음이 확인된 셈이다.
보도된 사진을 보면, 이번 참배에는 북한 권력 '핵심'인 정치국 상무위원 5명 가운데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조용원 당 조직비서, 김덕훈 내각 총리까지 당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김 위원장과 함께 맨 앞줄에서 함께했다.
원래대로라면 정치국 상무위원으로서 맨 첫줄에 섰어야 할 리병철은 3번째 줄에 있다. 정치국 후보위원들이 서 있는 줄이다. 상무위원에서 해임됐을 가능성은 높지만 숙청된 것은 아닌 셈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리병철이 상무위원 직위에서 소환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상무위원이 몇 명인지는 노동당 규약에 정해져 있지 않다. 구성은 4명일 때도, 3명일 때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요 정치행사에서 리병철은 군복을 입고 참석했는데, 인민복을 입었고 3열에 선 것으로 보아 정치국 상무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강등됐을 가능성이있다"며 "군사 직위에도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계급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박정천은 지난해 5월 대장에서 차수로 진급한 뒤 그 해 10월 리병철과 함께 원수로 진급했다. 그런데 8일 공개된 사진에서는 차수 계급장을 단 채 2번째 줄 오른쪽 끝에서 포착됐다. 한 계급 강등된셈이다. 다만 행사에 참여했다는 것 자체가 숙청은 아니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치국 위원은 2열 가운데에 자주 위치하는데 이번엔 오른쪽 끝에서 포착돼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강등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김정관 또한 올해 2월 대장에서 차수로 진급했지만, 다시 대장 계급장을 단 채 4번째 줄에서 포착됐다. 다만 그가 국방상에서 해임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군부가 줄줄이 문책을 당한 데에는 식량 문제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달 정치국 확대회의 열흘 전 열린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오랫동안 '봉쇄 방역'으로 식량난이 심각해진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특별명령'을 내린 뒤, 직접 서명했다.
특별명령의 내용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지만 각 지역 군부대에서 군량미를 풀어 지역 주민들에게 공급하고 전시 예비물자인 '2호미'를 풀라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고 전해졌다.
즉, 민생 요구에 대응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문제가 확대회의에서 거론됐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군 수뇌부의 문책과도 관련돼 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한편 이날 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도 5번째 줄 왼쪽 맨 끝에서 참배에 동참했고, 국무위원인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도 뒷쪽 줄에서 포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