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강론 외친 국민의힘 vs 윤석열·안철수는 독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7일 대선 출정식을 가졌다. 원 지사와 가까운 의원들의 모임인 '희망오름' 포럼 출범식에는 국민의힘 지도부와 현역 의원 35명이 참석해 세를 과시했다. 의원들 대다수는 초선인 만큼, 지지율이 답보 상태인 원 지사에게 가능성을 보고 당내 주자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출범식을 지배한 건 압도적인 '자강 필요성'이었다. 원 지사는 이날 출정식 후 기자들과 만나 현역 의원이 대거 참석한 것에 대해 "의원들이 국민의힘 내부에서부터 좋은 후보를 활발한 경쟁을 통해 만들어야겠다는 의지에 공감한 것"이라고 말했다. 축사를 맡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국민의힘은 대한민국 제1야당이란 점을 잊지마라"며 "제1야당이 대통령 후보를 갖고 이렇게 허둥대는 모습은 처음 아닌가 싶다"며 국민의힘에서 후보를 만들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서도 지난 서울시 선거를 예로 들며 "당이 자꾸 해야 할 일을 안 하고, 외부 사람이 어떻고 그러면 국민의힘 자체가 국민 호응을 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만남을 두고, 당 밖에서 국민의힘으로부터 각각 '입당'과 '합당' 압박을 받고 있는 두 사람이 공동 전선을 구축한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왔다. 현재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입당 시기를 두고 저울질 중이며, 안 대표는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두고 손익을 계산 중이다. 둘 모두 최적의 시기와 조건, 더 정확히는 지분 최대화를 위한 묘수를 찾는 중이다. 만남 자체가 외곽에서 몸집을 키우는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커지는 尹 피로감…"윤석열·이준석 중 누가 더 중도냐"
국민의힘 내부에서 자강론이 탄력을 받는 주요 배경 중 하나는 윤 전 총장에 대한 피로감이다. 중도층 확장을 명분으로 내걸고 있지만 지금까지 보인 행보에서 '반문(재인)' 이상의 비전을 찾아볼 수 없고, 결과적으로 몸값을 높이기 위해 몸집만 불리고 있다는 비판이 높아지는 것이다.수도권 지역 한 의원은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의 중도 확장은 명분이 없는 게, 국민의힘이 이미 중도 확장 중"이라며 "국민의힘은 최근 2030 세대에게 강한 호응을 받고 있고, 호남에서도 당 지지율이 20%를 넘었다. 약자와의 동행 정책으로 소상공인 지지도 강하다"고 말했다.
영남권 한 의원도 "최근 한 달간 당원수가 3만 8000명이 늘었고, 호남에서도 800명 가까이 늘었다"며 "윤 전 총장 말처럼 중도 확장이 하루아침에 되는 것도 아니다. 오랜 세월 교류하면서 진정성을 보여야 가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전날 정치 참여를 공식화하고 윤 전 총장보다 빨리 입당할 가능성이 높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국민의힘에 합류하게 되면, 자강론은 지금보다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 참여 선언 전부터 주목을 크게 받아 캠프 구성에 수월했던 윤 전 총장과 달리, 최 전 원장은 준비할 시간이 짧다. 최 전 원장은 입당을 통해 당내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국민의힘은 당내 경쟁력 있는 자원들을 바탕으로 '제 1야당이 중심이 된 정권교체'를 더 속도를 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