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7일 오전 9시부터 서욱 장관 주관으로 2021년 전반기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를 열었다.
직할부대 장성 성추행에 격노한 서욱 "대단히 부끄럽고 유감스러운 일"
앞서 국방부에 따르면 한 직할부대 소속 육군 A준장이 지난달 소속 부대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보직해임돼 구속됐다.
서 장관은 "지휘관부터 더 높은 수준의 인권의식과 성인지 감수성을 갖추고, 분골쇄신의 마음으로 '정의'와 '인권' 위에 신뢰받는 강군으로 환골탈태할 수 있도록 노력과 열정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회의에서는 공군 부사관 성추행 은폐·사망 사건과 관련해 성 관련 사건이 발생해도 군 내 성폭력 예방·대응체계가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고, 상하위 규정·매뉴얼 간 불일치로 혼란이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사건 신고 뒤 초동조사·수사 지연과 미흡 문제를 인식하고, 폐쇄적·위계적인 군 조직문화로 인해 구성원의 성 관련 문제 인식이 부족함을 공감했다고 한다. 국방부는 회의를 통해 성폭력 예방과 성 관련 사고 발생 시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인 보호를 위한 개선대책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여성·초급간부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의견수렴과 실태조사를 통해 정책수요자의 관점에서 개선소요를 도출하고, 지난달 28일 출범한 민관군 합동위원회의 '성폭력 예방 및 피해자 보호 개선 분과'를 중심으로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군이 지난해부터 전면적으로 시행한 병 스마트폰 허용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긴 했지만, 군 내부의 신고체계가 고질적 불신을 받고 있어 군 내 부당한 처우나 불합리한 제도 등이 SNS를 통해 외부로 전파되는 현상이 급증했다고 보기도 했다.국방부는 개선을 위해 MZ세대 장병 특성에 맞게 스마트폰 앱 기반의 통합 고충처리체계를 구축, 관련부서와 협업해 고충처리 주기를 단축하는 등 다양한 소통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부적절한 부대지휘, 인권침해, 부조리 등 사회와 장병 인식변화에 맞지 않는 지휘 관행과 대상관 범죄, 음주 관련 사고 등 군 기강 문제도 여전히 존재한다며 "기존 법령과 제도의 확고한 실천 위에 변화하는 국방환경에 맞도록 장병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자율과 책임의 병영문화 구현을 강력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北, 미국과 기 싸움하며 상시 도발 가능태세"…"엄정한 정치적 중립 유지"도 강조
한편 국방부는 한반도 주변 정세와 관련해 북한이 내부결속과 경제발전 중심의 내치에 주력하면서도 미국과 '기 싸움'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4월 대북정책 검토를 무리한 뒤 이를 설명하기 위해 북한과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북한은 '설명 의사를 잘 접수했다'고만 답하고 회신하지 않는 상태다.
이러는 와중 국방부는 북한이 전략·전술무기의 고도화와 개발을 계속하면서 상시 도발 가능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여러 주변국들에 대해선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경쟁 구도 속에서 영향력 확대와 전략적 우위 확보를 위해 역내 군사활동을 늘리고, 첨단 과학기술 기반의 군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봤다.
이런 정세 속에 추진되고 있는 국방개혁 2.0과 관련해서는 지난 2월 벌어진 강원 고성 '헤엄 귀순' 사건에서 경계에 미흡한 점이 식별돼, 추진해 오던 GP‧GOP, 해‧강안, 주둔지 등 경계작전 분야별 개선 노력이 잘 이행돼 왔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기로 했다. 과학화 경계체계와 경계력 보강 사업의 문제점도 되짚기로 했다.
각 군은 능력과 특성에 부합하면서 코로나19, 기후변화처럼 다양한 비전통적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부대개편도 추진하고 있다. 육군은 전반기까지 2신속대응사단 창설 등 51개 부대를 개편했고, 해군은 특수전전단(UDT/SEAL) 작전대 창설 등 1개 부대, 공군은 천궁포대 창설 등 14개 부대, 해병대는 마린온 항공대대 등 7개 부대를 개편했다.
이날 서 장관은 지난달 5일 문재인 대통령이 지시한 '정치적 중립'을 모두발언에서 한 번 더 강조하기도 했다. 경선 레이스가 시작되면서 이른바 '정치의 계절'이 왔다는 점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서 장관은 "정치적 중립을 엄정하게 유지할 것을 지시한다"며 "군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국가안보의 최후의 보루로서 그 역할을 다해 왔다. 우리 군이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서지 않도록 언행에 각별하게 유의하길 당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