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전 총장과 정부 여당 인사의 대전행(行) 일정이 맞물린 탓이다. 윤 전 총장이 대전에서 첫 민심 행보를 펼친 날 공교롭게도 정부·여당 인사들이 대전시를 찾아 주요 현안에 힘을 싣는 모양새가 연출됐다.
윤 전 총장은 이 날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용사 묘역을 참배한 뒤 카이스트 원자핵공학과 학생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역사 인식과 함께 전날에 이어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 비판을 염두에 둔 행보로 볼 수 있다.
윤 전 총장은 이어진 충청권 기자 간담회에서 지역 현안에 대한 입장도 내놨다.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해 "부처와 의회의 공간적 거리가 짧아야 한다"며 "구체적인 시기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가 균형발전에 대해서는 "특정 공공기관 이전 등 정부 주도 방식은 옳지 않다"며 "기업들이 스스로 지역을 찾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같은 시간 김부겸 국무총리도 카이스트 등 대전을 찾았다. 대전 ICC에서 진행된 지자체 일자리 대상 시상식에 참석한 뒤 역시 카이스트로 이동해 창업기업 규제혁신 간담회에 참석했다.
김 총리는 시상식 종료 후 지역 기자들과 만나 K-바이오랩 허브와 중소벤처기업부의 세종 이전에 따른 대책, 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 등 지역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민주당 지도부도 이 날 대전을 찾았다. 송영길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는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참배한 뒤 대전시청에서 예산정책협의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허태정 대전시장은 K-바이오랩 허브의 대전 유치의 당위성을 역설했고 최근 인천 우회 지원 논란을 빚었던 송 대표는 "엄정 중립"을 강조했다.
송 대표는 이 자리에서 "충청권 광역철도망이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반영됐고 지난해 대전 역세권지구와 대덕구 연축지구가 혁신도시로 지정됐는데, 이를 잘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이 민심행보 첫 행선지로 대전을 찾은 날, 정부와 여당 인사들이 대거 대전을 찾아 주요 현안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