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검, 왜 사기꾼에게 포르쉐 파나메라4 빌렸을까?"[뉴스업]

朴특검 "렌트비 250만원…뇌물 아냐"
'감옥 친구' 송 씨로부터 시작된 인연
홍준표 "나도 이동훈 소개로 만난 적 있다"
정관계 로비 의혹? '대가성' 입증이 관건

■ 방송 : CBS 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 FM 98.1 (18:25~20:00)
■ 진행 : 김종대 (연세대 객원교수)
■ 대담 : 박정환 CBS 기자


◇ 김종대> 현직 부장검사를 비롯해서 윤석열 캠프의 전 대변인, TV조선 앵커 등 정관계 인사들에게 전방위로 금품을 뿌린 가짜 수산업자 사건. 점점 커지고 있죠.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검에게도 고급차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나왔고요. 문재인 대통령과 연관지어 야당의 공세도 시작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 워낙 많은 인물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요. 따라잡기 힘듭니다. 그래서 오늘은 취재기자를 이 자리에 모시고 한번 퍼즐을 맞춰보겠습니다. CBS 사회부 박정환 기자 어서 오세요.

◆ 박정환> 안녕하세요. 박정환 기자입니다.

◇ 김종대> 박 기자, 이 사건 아주 복잡해 보이는데 이렇게 좀 불거진 것은 수산업자라는 김 모 씨가 사기를 벌이다가 구속되면서부터 시작된 거죠?

◆ 박정환> 맞습니다. 경찰이 수산업자 김 씨를 수사하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 2월 초인데요. 김 씨가 2018년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총 7명으로부터 116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 김종대> 많이도 가로챘네.

◆ 박정환> 김 씨가 뭐 대표적으로는 선동 오징어 사업에 투자하면 3~4배의 수익을 벌게 해 주겠다, 이렇게 투자금을 받았는데 실제 사업은 전혀 진행된 게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피해자 중에는 86억 5000만 원을 사기당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의 친형도 포함돼 있었고요. 김 씨는 현재 구속 송치돼서 현재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 김종대> 오늘 가장 뜨거웠던 뉴스가 바로 이겁니다. 김 모 씨가 박영수 특검한테 포르쉐, 이거 값이 많이 나가는 승용차인데 이 승용차를 제공했다는 거 아닙니까?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 박정환> 박영수 특검이 김 씨와 연루됐다는 소식은 사실 어젯밤에 알려지면서 파장이 커졌습니다. 박 특검과 김 씨가 어떻게 연결이 됐나 이걸 좀 알아보니까 2017년에 당시 국회의원 총선과 예비 후보였던 송 모 씨가 있습니다. 이 송 모 씨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을 당시에 박 특검이 변호인을 했습니다. 이 송 씨가 결국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감 생활을 했는데 이게 2017년에 김 씨와 같은 교도소에 수감이 된 겁니다.

◇ 김종대> 거기서 만났군요.

◆ 박정환> 맞습니다. 김 씨와 송 씨가 이 과정에서 친분을 쌓았고 이 송 씨가 박 특검과 김 씨를 연결해 준 겁니다. 박 특검은 이후 여러 차례 김 씨와 연락하면서 친분을 쌓았다고 하고요. 문제는 외제차 포르쉐인데, 지난해 12월입니다. 포르쉐 파나메라4 차량을 약 10일 동안 제공받았다고 하는데요. 박 특검의 부인이 타고 다니던 벤츠 차량이 있습니다. 이걸 포르쉐로 바꾸려고 하니까 이걸 알게 된 김 씨가 포르쉐를 박 특검 측에 한번 타 봐라 시승용으로 제공한 것인데요. 렌트비는 한 250만 원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박 특검은 오늘 입장문을 냈어요. 송 씨 측을 통해서 김 씨를 알게 된 건 사실이지만 이 포르쉐 같은 경우는 자기가 빌려서 이틀 정도 타고 돌려줬고 렌트비 250만 원도 전달했다. 사실 좀 문제가 있을지 모르지만, 좀 이렇게 방심한 건 제 잘못이지만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해 사과드리고 그리고 여기에 대해서는 뇌물이 아니다 이런 입장을 밝혔습니다.

◇ 김종대> 박지원 국정원장도 만났다. 이 김 씨가 정말 전방위로 이렇게 정치인들을 만나는 것 같았는데 또 정치인 이름 나오는 사람 없습니까?

[연합뉴스TV 캡처.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연합뉴스
◆ 박정환> 일단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을 만났다는 의혹은, 예전에 정치권 인사 소개로 박 원장과 김 씨가 만났다고 해요. 박 원장은 식사 자리에서 김 씨를 몇 번 만난 적이 있다 인정을 했고 김 씨 같은 경우는 박 원장 자택에 수산물을 선물로 보냈다고 경찰에 진술을 했는데. 박 원장도 이러한 부분은 사실 인정을 했습니다. 다만 이 선물이 고가가 아니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 이렇게 입장을 밝혔죠. 그 시점은 국정원장 취임 이전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단은 김 씨의 근거지가 포항입니다. 수산업을 하는 회사도 이제 포항에 있었는데. 그래서 경북지역에 국회의원 이름들이 조금 오르내리는 이런 상황이고요. 그리고 오늘 같은 경우에는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오늘 SNS에서 이동훈 전 대변인 있잖아요. 그 소개로 김 씨와 셋이서 2년 전에 식사를 한 일이 있다. 그런데 다만 이 사람이 명함에 너무 많은 직함이 적혀 있고 약간 소비욕이 보여서 사기꾼으로 봤다는 거죠. 그리고 특히 포항에 있던 수산물업체도 한적한 시골 길거리였다 이렇게 회고하면서 자신과는 전혀 연관이 없다. 미리 좀 사전신고를 한 셈이 됐습니다.

◇ 김종대> 사기꾼 같았는데 만나서 그냥 식사 정도 했다 이런 정도입니다. 그러면 김 모 씨한테 이렇게 식사자리 또 펜션, 이렇게 정관계 인사들 줄줄이 소개시켜준 중간 연결고리가 있지 않겠어요?

◆ 박정환> 맞습니다. 아까 얘기한 박영수 특검과 김 씨의 연결고리가 송 모 씨라고 했죠. 이 송 모 씨 같은 경우에는 20년 넘게 언론사 기자로 활동을 해 왔습니다. 그리고 과거 김무성 전 의원 선거캠프에서 특보를 맡기도 했고요. 그래서 이 사람의 직함도 다양한데 2018년 3월부터 어느 한 인터넷 매체에 발행인과 편집인을 맡았습니다. 그래서 이 발행인과 편집인을 맡았던 그 매체에 김 씨 같은 경우에는 이 매체 부회장 직함을 얻었고요. 그러니까 사실상 송 씨가 얻어준 거죠.

◇ 김종대> 언론인이 된 거예요.

◆ 박정환> 맞습니다. 사실상 그 포항지역에 김 씨를 알고 있던 주변 사람들은 그 김 씨가 감옥에서 송 씨를 만난 이후부터 정계 인사들과 어울릴 수 있었다 이렇게 말을 하고 실제로 김 씨가 고향에서는 특별히 직업도 없고 슬리퍼 차림으로 담배꽁초를 주워 피울 정도로 굉장히 상황이 열악했다고 해요. 그런데 송 씨를 만난 이후에 정치권 사람이 줄을 대줬다고 하죠. 결국 교도소에서 맺은 인연이 아무래도 김 씨가 인맥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줬나 싶습니다.

◇ 김종대> 그러면 이렇게 소개해 준 송 모 씨. 그런데 정작 그 사람은 나도 피해자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다면서요?

◆ 박정환> 이게 조금 재미있는 사건인 게 김 씨 같은 경우에는 송 씨와 감옥에서 친분을 쌓았잖아요. 그런데 심지어 송 씨를 상대로 사기를 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아까 얘기한 오징어 매매 사업에 투자하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속여서 송 씨로부터 17억 5천만 원을 가로챘다고 하고요. 지금 김 씨 같은 경우에는 이 사기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인데 송 씨 같은 경우에는 재판 피해자 중 한 명입니다.

◇ 김종대> 그러면 김 모씨가 무슨 목적으로, 왜, 이렇게 금품을 뿌리면서 로비를 하고 다녔을까 이거예요.

◆ 박정환> 사실 이 사건을 두고 정관계 로비 게이트다, 이런 시각도 있고. 한편으로는 사기꾼이 유력 인사 인맥을 등에 업고 사기를 치기 위해서 이런 수법을 벌였다. 양 시각이 존재하는데, 애초에 경찰 같은 경우에도 이 사람이 전형적인 사기꾼이다. 사기꾼이기 때문에 이 사람이 인맥을 쌓은 이유는 자기가 사기를 치기 위해서 이런 인맥을 형성했다고 보고 있어요. 지금 현재 상황에서는 여러 유력 인사들의 얘기가 나오지 않습니까? 박영수 특검도 그렇고 이 사람이 과연 사기만 쳤을까? 실제로 정관계 로비를 위해서 여러 목표를 주장한 게 아니겠느냐. 이런 해석에 점점 힘이 실리면서 앞으로 경찰 수사가 주목이 되고 있습니다.

◇ 김종대> 그러니까 사기와 로비는 일직선상에 놓여 있는 연결된 지점이겠죠. 그게 각자 놀지는 않았을 거 아닙니까? 그렇다면 이제 여기서 그 뿌리고 다닌 금품이 뇌물이냐 아니냐, 이런 부분이 가장 관심사가 되겠죠.

◆ 박정환> 아직 경찰수사에서는 김 씨가 뭐 대가나 특혜를 바라고 청탁한 정황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까 입건한 4명 같은 경우에도 지금 청탁금지법으로 입건이 된 상황이거든요.

◇ 김종대> 뇌물죄가 아니고?

◆ 박정환> 뇌물수수와 청탁금지법의 차이는 뇌물수수는 어떤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입증이 돼야 되는데 청탁금지법 같은 경우에는 공직자가 규정된 금액 이상의 금품을 받아도 적용됩니다. 1회 100만 원 이상 받으면 적용이 되는데요. 그래서 경찰 같은 경우에는 대가성이 있는지 여부를 좀 파악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가성이 파악되면 바로 뇌물죄를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 김종대> 뇌물죄는 아무래도 중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되겠죠. 오늘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이런 얘기를 했어요. 사기꾼을 특별사면해 주는 건 이례적인데 문재인 대통령이 김 모 씨를 2017년에 특별사면해 준 것.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의 부탁이 있었을 때 가능한 일이다. 이 부분에 수사의 초점을 맞춰야 된다, 이렇게 주장했네요.

◆ 박정환> 특별사면 얘기는 사실 기자들도 어느 정도 취재를 하고 있었던 부분인데 과연 그때 특별사면이 왜 이뤄졌을까. 이런 부분에 대해서 좀 궁금증이 많이 쏠려 있는 상황입니다. 2017년 12월에 문재인 정부 들어서 첫 번째 특별사면을 하는데 이 김 씨가 해당이 돼서 일단 특별사면이 됐거든요. 그런데 다만 청와대에서는 김 씨의 형 집행률을 81%에 달했고 사면 기준에도 부합했다. 그리고 벌금형 2회 이외에 특별한 범죄 전력도 없었다. 문제는 당시에 문재인 정부가 첫 특별사면을 했을 때 생계형 범죄 위주로 하겠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과연 이게 생계형 범죄인지 그때 당시의 사면 기조와 맞았는지 이런 부분은 조금 논쟁이 있을 것 같습니다.

◇ 김종대> 그래요? 이게 또 정치권의 아주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김 모 씨가 집에 대통령 부부 사진이랑 청와대 로고가 있는 술병 선물세트 이런 거 전시하면서 '나 청와대하고 인맥 있어' 이런 과시적인 모습을 보여줬다고요?

◆ 박정환> 그런데 대통령 부부 사진에 일단 김 씨고 없었고요. 그리고 이런 선물세트의 출처가 과연 정말 청와대의 것인가. 이런 의문은 좀 남습니다. 그래서 사실상 이런 청와대 관련 물품을 보여주면서 신뢰를 얻으려 했다는 게 김 씨 주변인들의 얘기고요. 그래서 청와대는 지금 이건 청와대와 상관 없어 보이는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 김종대> 그래요. 대통령의 사진이나 특히 청와대 선물세트 같은 경우 이거 명절 때 선물, 청와대가 보내주는 거. 거기서 입수할 수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 선물세트를 직접 받은 건지 다른 사람이 받은 걸 가져온 건지 이 부분이 핵심이 될 것 같은데.

◆ 박정환> 그 부분도 충분히 규명해야 할 부분 같습니다.

◇ 김종대> 이 사건의 전모, 아직도 갈 길이 멀은 것 같습니다. 사기를 쳐서 금품을 확보하고 그 금품을 다시 로비에 투입하는 이런 어떤 순환고리 어디까지 확장돼 있느냐. 조금만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CBS 사회부 박정환 기자였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박정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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