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6일 CJ온스타일은 국내 홈쇼핑 여행 방송 최초로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여행사 노랑풍선이 함께 선보인 '유럽 인기 일정 3선' 패키지 방송 한 시간에 5만2천여 명의 예약이 몰렸고, 결제 금액 20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26일과 27일 이틀 간 소개된 동유럽 4국(독일·오스트리아·체코·헝가리) 6박 7일 패키지 프로그램에도 1만여 명의 고객이 몰려 매진 기록을 세웠다.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여행 심리가 폭발하고 있지만 유럽 여행 희망에 부푼 여행객들의 발목을 잡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여행업계가 또다시 휘청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말 북마리아나제도와 한국-사이판 간 방역 우수국 간 자가 격리 의무를 면제하는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을 협약을 체결했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트래블 버블 소식이 들려오면서 억눌렸던 여행 심리가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치솟고 있다. 참좋은여행이 지난달 말 홈쇼핑을 통해 판매한 트래블 버블 예상 5개국(사이판·싱가포르·대만·태국·괌) 여행 상품에 3천명이 예약을 마쳤고, NS홈쇼핑이 판매한 터키·이탈리아 여행 상품도 6천건이 예약됐다.
트래블 버블 협정에 맞춰 항공사도 사이판 운항 재개를 준비 중이다.
대한항공은 다음달부터 매주 목요일 주 1회 인천~괌 노선 운항을 재개한다.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도 오는 24일부터 사이판 하늘길을 열 계획이다.
"추석 기간이 분수령 될 것…추석 잘 넘기면 연말쯤 여행심리 살아난다"
트래블 버블 첫 단추는 무사히 끼웠지만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면서 여행업계는 코로나 4차 확산기로에서 다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인도발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해 4차 대유행이 공식화될 경우 주 1회 사이판 운항도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여행업계는 코로나 터널 속에서도 '백신'에 온 희망을 걸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전세계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가 종식되길 기다리기보다는 위드 코로나의 시대를 준비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추석 연휴가 여행업계의 분기점이 될 거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또 다른 여행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 상품 예약과 문의는 꾸준히 들어오고 있지만 실제 여행길에 나간 사례는 아직 없다"며 "추석 이후 집단 면역이 갖춰지면 여행 심리가 살아나서 연말께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여행사들은 겨울 성수기에 본격적으로 여행 수요가 되살아날 것으로 예측하고 내부적으로 연말을 겨냥한 상품을 준비 중이다.
지난달부터 주 3일 근무에서 주 5일 근무제로 정상화한 하나투어는 오는 10월까지 전 직원이 출근해 겨울 성수기 상품 판매를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모두투어 역시 설 연휴 기간을 공략해 세부, 방콕, 대만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여행 수요 급증에 대비해 당초 구조조정 인원을 계획보다 줄이고 다음 달 정상 근무자 수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트래블버블이 시행 중이기는 하지만 델타 변이 때문에 지금도 희망적인 상황은 아니"라며 "그래도 백신 덕분에 여행심리가 이전처럼 위축되지는 않아 연말쯤에는 소비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