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전 총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광복회장의 '미군은 점령군, 소련군은 해방군'이란 황당무계한 망언을 집권세력의 차기 유력후보 이 지사도 이어 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여권 유력 대선주자인 이 지사는 지난 1일 경북 안동 소재 이육사문화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친일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해서 지배체제를 그대로 유지했지 않느냐"고 언급했다. 해당 발언 직후 논란이 이어지자 이 지사는 지난 3일 페이스북에서 "해당 발언은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정부가 수립되기 전 미군정기의 해방공간에서 발생했던 일을 말한 것이다. 미군 스스로 포고령에서 '점령군'이라고 표현하는 등 많은 역사학자들이 고증한 역사적 사실"이라고 재차 반박했다.
윤 전 총장은 "'대한민국은 친일세력들과 미 점령군의 합작품으로 탄생했다'는 온 국민의 귀를 의심하게 하는 주장"이라며 "이에 대해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어떠한 입장 표명도 없다는 것이 더 큰 충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윤 전 총장이 대선 경쟁자인 이 지사를 향해 공개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전 총장은 "이 지사 등의 언행은 우리 스스로의 미래를 갉아먹는 일"이라며 "저는 역사와 외교에 대한 냉철한 인식을 바탕으로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고 국제사회와 연대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념에 편향된 역사관에 빠져 대한민국의 자유와 번영을 훼손하지 않겠다"며 "상식이 통하고 행복한 대한민국을 위해 국민 여러분과 함께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야권 대선주자들도 이 지사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비판에 가세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반미, 반일 몰이로 표를 얻으려는 계산에서 그런 말을 한 거라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원희룡 제주지사도 "대한민국을 친일세력과 미점령군이 만든 지배체제로 더럽혀진 나라로 이야기한 것은 이 지사 본인"이라고 비판했다. 하태경 의원은 "잘못하면 사과하면 그만인데 이 지사는 '점령군' 주장을 강변하기 위해 이번엔 '미군정의 미군과 오늘날 주한미군은 다르다'는 엽기적인 사실날조를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