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토요일인 3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주관한 서울 도심 대규모 집회와 관련해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서울시도 민주노총 집행부 등을 경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4일 서울경찰청은 민주노총이 전날 서울 종로 일대에서 주최 측 추산 8천여명이 모인 전국노동자대회와 관련해 채증 자료 분석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노총은 전날 여의도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하려고 했으나 경찰이 차벽을 치는 등 봉쇄하자 오후 2시 종로 일대에 모이는 것으로 장소를 변경해 기습 집회를 진행했다. 정부의 집회 자제 요청과 서울시와 경찰의 집회금지 조치에도 강행된 것이다.
당일 이들은 장맛비가 내리는 가운데 약 2시간 동안 "비정규직 철폐", "최저임금 인상", "구조조정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했다. 이로 인해 종로3가 일대는 길을 지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여 극심한 차량 혼잡이 빚어지기도 했다.
집회가 끝난 후 경찰은 "(민주노총이) 정부의 집회 자제 요청, 서울시·경찰의 집회 금지에도 대규모 불법집회·행진을 강행해 종로2가 도로를 장시간 점거하는 등 국민 불편을 초래했다"며 "엄정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서울청 수사부장이 본부장을 맡는 52명 규모의 특별수사본부를 편성하고 집회 주최자와 주요 참가자들에 대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일반교통방해 등 혐의를 적용해 수사할 방침이다.
서울시 또한 이날 오후 종로경찰서를 방문해 민주노총 집행부와 신원미상 참석자 다수에 대해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한편 전날 경찰과 일부 참석자들 사이에서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혜화경찰서는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공무집행방해)로 현장에서 참가자 1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