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란을 고리로 친문(친문재인계) 진영이 더 공고히 결집하면서 이른바 '조국 사태'가 대선 정국에도 주요 변수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국민 면접이라는데 면접관은 어디로
민주당은 4일 오후 충북 청주에서 '국민 면접'을 진행한다. 대선 예비후보 9명이 취업 준비생처럼 대국민 면접을 본다는 콘셉트다.면접관으로는 애초 3명이 이름을 올렸는데 현재는 김해영 전 최고위원 1명만 남았다. 추가 인선은 이날 오전 공개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렇게 당일까지 면접관이 확정되지 않은 건 최초 지명자가 바로 김경율 회계사였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그러자 당 안팎에서는 "한국 대통령 뽑는데 일본 스가 총리에게 심판을 맡기겠다는 것(전재수 의원)"이라는 비판과 함께 대선 경선기획단 사퇴 요구(정세균 전 총리)까지 제기됐다.
계속되는 반발…폭우 속 항의 집회까지
김경율 회계사는 논란 끝에 교체됐고 이 자리 대타로 꼽혔던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불참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면접관 중 하나였던 김소연 뉴닉 대표도 사의를 표명한 상태다.그러나 반발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대권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는 3일 예고하지 않았던 회동 직후 "최근 불거진 경선 기획의 정체성 논란 등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공개 지적을 이어갔다.
과거 서초동 검찰청사 앞에서 이른바 '조국 수호' 집회를 열었던 개혁국민운동본부(개국본) 등 강성 지지자 100여명은 이날 민주당 중앙당사 앞을 찾았다. 장마 시작으로 빗방울이 굵었지만 우산을 쓰고 항의 집회를 강행했다.
여기에 참석한 '조국 백서' 저자 고일석씨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여전히 '탈 조국' 의지만 보일 뿐 당 정체성에 관한 질문을 던질 면접관은 보이지 않아 답답해서 나왔다"고 말했다.
항간에는 '권리당원 일동' 명의 성명서도 나돈다. 이들은 "경선 후보들에게 조국이라는 이름의 '십자가 밟기'식 질문으로 점철될 것"이라며 "이것은 외부의 쓴소리가 아니라 외부의 헛소리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조국의 강…내분의 불씨 될라
일련의 사태를 두고 당사자인 조국 전 장관은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조국의 강'을 넘어 들판을 향해 신속히 진군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그러나 조 전 장관과 관련 의혹을 향한 엇갈린 시선은 앞으로 경선 과정에서 갈등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적잖다.
이낙연 전 대표 측 핵심 의원은 통화에서 "조국 흑서 저자를 끌어들이면서 결국 조국 논란이 또 소환됐다"며 "압도적 다수 의원이 공감한 시기 조정 필요성을 무시해놓고 이제 와 흥행을 의식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경선 연기론 배척 과정에 쌓인 불만이 이들에게 여전히 팽배한 것으로 보인다.
당심(堂心)과 민심(民心) 사이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경선을 관리할 기획단과 지도부에 과제로 놓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