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부역' 韓 승마 3인방, 뒤늦게나마 중징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 씨가 1심 결심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중앙지법에 들어서는 모습. 자료사진 이한형 기자

박근혜 정부 시절 이른바 '최순실 국정 농단'에 부역해 대한승마협회를 파행으로 이끈 인사들이 뒤늦게나마 중징계를 받았다.

대한승마협회(회장 박남신)는 지난 1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박원오, 김종찬 전 전무와 박재홍 전 한국마사회 감독에 대한 징계를 내렸다. 박 전 전무는 제명, 다른 2명은 자격 정지 징계다.

박 전 전무는 승마계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의 국가대표 발탁 등을 돕는 과정에서 선수 선발에 부당 개입한 사실이 밝혀졌다. 정유라는 당시 대표 선발전에서 석연찮은 이유로 탈락한 김혁 대신 발탁돼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유라는 이후 이화여대에 승마 특기자 면접을 통해 입학했다.

이와 함께 박 전 전무는 협회 돈을 횡령해 제명 조치를 당했다. 박 전 감독은 자격 정지 5년, 김 전 전무는 자격 정지 6개월 징계가 내려졌다.

이들의 비위는 최순실 사태 이후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의 특정 감사를 통해 밝혀졌다. 그러나 협회의 미온적인 태도로 이들에 대한 징계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새 협회 집행부가 출범하면서 결단을 내렸다. 협회 스포츠공정위는 박 전 전무의 징계에 대해 "심판의 지위에 있는 자로서 대한승마협회의 전무로 재직하던 2004년부터 2006년까지 1억5412만7202원을 횡령하고도 이를 변상하지 않았고,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선수 선발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해 사회적 물의를 야기해 체육인의 품위를 훼손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공정위는 박 전 감독에 대해서도 "대한승마협회 소속 선수로서, 2013년경 대학교 3년생인 여자 승마 선수와 불륜 관계를 맺어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죄로 고소를 당함으로써 체육인의 품위를 심히 훼손했다"고 밝혔다. 김 전 전무에 대해서는 "협회 전무로 재직하던 2015년 10월경 협회의 승인 없이 박원오 1인 외 항공권을 구입하면서 협회의 명의를 사용함으로써 협회로 하여금 항공권 대금 청구 소송으로 피소케 했고, 변호사 비용으로 601만9316원을 가하는 등 비위를 저질렀다"고 덧붙였다.

박종소 스포츠공정위원장은 "어느 스포츠보다 신사, 숙녀 다운 스포츠가 승마인데, 과거 추잡스러운 일들이 벌어졌다"면서 "그런데도 지난 집행부에서는 그런 적폐 세력들에 대해 어떠한 액션도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통이 살아 있는 승마를 세우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징계를 받은 3명은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재심을 요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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