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의혹 딛고' 女 탁구 대한항공, 극적인 역전 우승

대한항공 여자 탁구 선수단이 2일 전국남녀종별선수권대회 단체전 우승을 차지한 뒤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김천=더 핑퐁 안성호 기자
여자 탁구 명가 대한항공이 4년 만에 전국남녀종별선수권대회 단체전 정상을 탈환했다.

대한항공은 2일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67회 픽셀스코프 전국남녀종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일반부 단체전 결승에서 강호 포스코에너지를 제압했다. 첫 복식과 단식을 내줬지만 이후 내리 단식 3게임을 잡으며 3 대 2 역전으로 우승을 장식했다.

2016년, 2017년 2년 연속 대회를 제패했던 대한항공은 4년 만의 정상에 복귀했다. 특히 8강에서 삼성생명, 4강에서 미래에셋증권을 누른 데 이어 디펜딩 챔피언 포스코에너지까지 우승 후보들을 잡아내 의미를 더했다.


김형석 감독이 이끄는 포스코에너지는 에이스이자 국가대표 전지희의 공백을 극복하지 못하고 아쉽게 대회 연패가 무산돼 준우승에 머물렀다. 전지희는 도쿄올림픽 여자 단식과 단체전, 혼합 복식 출전을 위해 대표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대한항공도 신유빈이 대표팀 훈련으로 빠져 있는 상황. 그러나 신유빈은 실업 무대 데뷔를 하지 않은 터라 상대적으로 포스코에너지보다는 공백에 대한 부담이 덜했다는 분석이다.

대한항공 우승의 결정적인 역할을 해낸 이은혜. 김천=더 핑퐁 안성호 기자
그럼에도 극적인 역전 우승이었다. 대한항공은 1복식에서 이은혜, 지은채가 상대 양하은-유하나에 1 대 2(13-11 7-11 8-11)로 역전패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2단식에서도 김하영이 유한나에 0 대 3으로 완패해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3단식에서 이은혜가 분위기를 바꿨다. 국가대표 출신 양하은을 3 대 0(11-3 11-6 11-7)으로 완파하며 만회했다. 기세가 오른 대한항공은 지은채가 이다솜에 3 대 1(8-11 11-1 11-6 11-9) 역전승을 거두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마지막 승부에서 강다연 역시 김별님에 3 대 1(9-11 11-3 11-9 11-7) 역전을 거두며 우승을 확정했다.

무엇보다 최근 팀에 억울할 수 있는 폭력 의혹이 불거진 상황에서 거둔 우승이라 더 값졌다. 강문수 감독은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최근 팀에 정말 힘든 일이 있어 어려웠는데 선수들이 힘을 합쳐 역전 우승을 일궈내 정말 감격했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이어 "개인적으로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올림픽, 2004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을 이끌었지만 이번 우승이 더 가슴에 와닿았고, 눈물도 나더라"고 노장의 떨리는 음성으로 소감을 밝혔다. 강 감독은 "신유빈이 없었지만 이은혜가 중심을 잡아줬고, 선수들 모두 정말 잘 해줬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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