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은 2일 논평을 내고 "불과 50분 전 전화를 통한 일방적 민주노총 방문 통보에 대해 불가 입장을 밝혔음에도 이를 무시한 총리의 행보를 어떻게 봐야 하는가"라며 "어떤 결과가 나올지 뻔히 알고 있었으면서도 기자들에게 방문 소식을 먼저 알리고 강행한 의도가 너무 명확하지 않은가. (민주노총이) 코로나19 확산에 기여한다는 불통의 이미지를 덧씌우고 싶었나"라고 반문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김 총리 측은 이날 오전 10시 10분경 민주노총에 방문 희망의사를 밝혔고, 민주노총은 오는 3일 1만 명 규모의 '전국 노동자대회'를 예정대로 열겠다는 기존 입장을 전하며 고사했다. 하지만 김 총리는 정 청장과 함께 오전 11시쯤 서울 중구 정동 소재 민주노총을 찾았고 코로나19 유행상황이 엄중한 만큼 집회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은 면담을 거절했고, 이들은 별다른 수확 없이 돌아가야 했다. 일부 조합원들은 집회 피켓을 들고 이들이 민주노총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둘러싼 것으로 파악됐다.
전날부터 시행 예정이었다가 수도권에 한해 1주일 유예된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을 두고도 "스포츠 관람과 실내 문화행사, 영업시간 연장과 사적 모임 인원제한 상향 등 일상의 회복에 왜 정치적 목소리를 담는 집회만 꽉 닫혀 있는가"라며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먼저 내놓는 것이 순서 아닌가. 결국 민주노총은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이 침해당하는 현실에 헌법소원을 청구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담아내기 위한 공간을 요구한다. 정부의 방역지침보다 높은 수위의 자체지침을 준수하며 충분히 안전한 대회를 진행할 경험과 역량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결단하면 될 일"이라며 "민주노총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모든 정치적 목소리를 담는 집회의 자유를 허용하면 된다. 그것이 민주주의이고 안전"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경찰은 집회가 열리는 서울 여의도 일대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경찰청은 지난달 30일 "집결이 예상되는 여의도권 및 주요 도심에 대해 가용 가능한 전국 경찰력과 장비를 최대한 동원해 집결 자체를 차단할 예정"이라며 "그럼에도 대규모 상경 불법집회를 개최할 경우 해산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당일 집회의 경력 폭행 등 위법사항에 대해서는 현행범 체포 등 엄정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서울시 역시 이날 브리핑에서 "민주노총 집회와 관련해 지난달 22일부터 전날까지 총 5차례에 걸쳐 집회금지를 통보했다"며 "불법집회에 따른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