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력가 행세' 포항 출신 40대 사기 행각에 지역사회 '술렁'

검찰·경찰·언론인에 금품 제공
수퍼카 진열 등 1천억대 수산업자 행세

스마트이미지 제공
사기 혐의로 조사를 받던 경북 포항출신 40대 사업가가 현직 부장검사와 유력 언론인, 정치인 등 다수에게 금품 등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포항 지역사회에도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 남성으로부터 식사 대접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포항남부경찰서 서장이 임기가 6개월여가 남았지만 1일자로 대기발령됐다.

이같은 갑작스런 인사는 A총경이 김 회장으로 알려진 포항출신 김모(44)씨와 관계가 있다는 의혹 때문.

A총경은 김씨와 두 차례 만나 식사 등을 하고 100만원 상당의 대게 등 수산물을 선물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A총경 측은 식사자리 비용은 각각 한 번씩 냈고, 대게를 받은 뒤 비용을 지불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북청은 의혹이 제기된 만큼 A총경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김씨는 100억대 사기 혐의로 지난 4월 구속돼 재판을 받던 중 현직 부장검사, 언론인 등에게 금품을 준 사실이 밝혀지면서 A총경과의 관계도 드러났다.

1천억대 재력가로 행색을 하며 각종 사회단체 회장 등 다양한 활동을 해 온 김씨는 사기 혐의로 전과가 있으며, 보유한 회사와 자산 등은 거짓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김씨는 그동안 포항에서 조선소를 운영한다거나 어선 10여척을 소유하고 있다거나 수산물가공업체를 운영한다고 주변에 말하고 다녔다.


그러나 그는 포항에서 조선소를 운영한 적이 없고 어선을 소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가 운영했다는 수산물가공업체 역시 실체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

또 포항에서 렌터카 회사를 운영하면서 이른바 슈퍼카를 진열해 놓기도 했지만 오래 지나지 않아 사업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재력가로 행세하며 사회 지도층이나 고위 공무원들을 만나고 다녔다.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연합뉴스
올해 들어서는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주선으로 서울에서 김정재 국회의원(포항 북구)을 만나기도 했다는 것. 그는 이 자리에서 아버지가 포항에서 조선소를 운영하는 것처럼 자신을 소개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실 관계자는 "김 의원이 이상하다고 연락해와 알아본 결과 그의 이력이 거짓이라고 판단해 더는 만나지 않았고, 이동훈 위원에게 조심하라고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씨는 포항 남구 구룡포읍 출신으로 중학교 때까지 구룡포에 살다가 도심 고등학교로 진학해 현재 구룡포읍에 친척이나 친구는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9년부터 2020년까지 대구지검 포항지청에서 근무했던 A 부장검사에게 시계와 금품 등을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 남부경찰서 전경. 포항 남부서 제공
뿐만 아니라, 그는 포항시에 3대3농구 대회 예산 지원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포항시 등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5월 한국 3대3농구위원회 회장에 취임한 뒤 그해 포항시를 방문했으며, 사전 약속 없이 이강덕 시장을 만나러 왔다가 무산되자 송경창 당시 부시장을 만났다.

김씨는 당시 송 부시장으로 부터 코로나19 사태와 예산부족 등을 들어 예산 지원 거절 의사를 받았음에도 일부 언론을 통해 포항시와 긍정적으로 리그 개최가 논의됐다고 발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김씨는 선동 오징어 사업을 벌인다며 투자 명목으로 피해자 7명으로부터 총 116억여원 상당 돈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으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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