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부에선 올드보이부터 뉴페이스까지 합세한 자신들의 대선 레이스가 4·7 보궐선거와 전당 대회처럼 흥행 면에서 여당을 압도할 것이란 기대감이 터져 나오고 있다. 동시에 "윤석열 아니면 안 돼"라는 목소리는 약해지고, 자강론에는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 "주자만 벌써 몇 명이야?"…흥행 기대감 커지는 野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이날 '경제통(通)'을 앞세워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
앞서 '저는 임차인입니다' 연설로 대중 인지도를 크게 올린 윤 의원이 국민의힘 대선 레이스에 합류하면서 국민의힘 내부 주자만 8명에 이른다. 하태경·홍준표 의원은 이미 대선 출마를 선언했고, 전날에는 황교안 전 대표와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대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도지사, 김태호 의원은 이달 중으로 출정식을 가진다.
국민의힘은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오세훈·안철수 대결 구도로 흥행한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이준석 대표와 김웅, 김은혜 의원 등 초선 정치인의 가세로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전당대회처럼 대선 흥행도 자신들이 주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커지고 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전날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윤희숙 출마는) 우리 당의 건강성과 활력을 보여주는 좋은 증거"라며 "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은 뻔한 결과 그들만의 리그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숙 의원은 앞서 윤 전 총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기 전 먼저 찾아가 주목을 받기도 했다. 특별한 인연은 없지만, 윤 전 총장이 정책 등 조언을 구하기 위해 윤 의원을 찾아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랬던 윤 의원이 대선 레이스에 합류한 것인데, 윤 전 총장에겐 입당 압박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퍼지고 있는 자강론에 더욱 힘이 실릴 수 있어서다.
윤 의원은 초선 의원이지만 이례적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고, 경제통의 포지션을 갖고 있는 데다 최근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기본소득을 두고 이슈 파이팅을 이어가고 있다.
대선 주자 풍년에 실제로 당내에선 '윤석열 아니면 안 돼'라는 목소리는 자취를 감춘 모양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최근 확실히 자강론에 힘이 많이 실렸다"며 "원내외 모임도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도 빨리 들어와서 털 것은 털어야지 개인 혼자서 커버(대응)가 안 된다"라며 "지금 당 밖에 있기 때문에 온갖 루머가 더욱 크게 퍼지는데 왜 전선을 저렇게 구성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만 윤 전 총장은 "입당 문제보다 정권교체가 우선"이라며 여전히 국민의힘 입당엔 거리를 두고 있다. 연일 이어지는 국민의힘 지도부의 입당 압박에도 반응하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한 최고위원은 "윤 전 총장도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고,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설지 제대로 보여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또 본인은 국민의힘 경선이 공정하게 관리될 것이란 확신이 든다면 들어올 것"이라고 설명했다.